간다는 인사조차 남기지 않고 떠난 연인처럼 3월이 훌쩍 떠난 자리에 그렇게 4월이 당도해 있었으니... 늘 지나버린 시간들 앞에 속수무책인 편이지만 올봄은 더 그렇다. 늦추위와 봄바람에 겨울옷과 봄옷이 공존하던 옷차림처럼 3월도 정신없이 흘러갔고 정신 차리고 보니 봄의 한가운데에 멋쩍게 서 있었다. 그런 나조차 벚꽃엔딩을 보겠다며 주말을 맞아 봄꽃을 보는 연인과 가족들 사이에서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엄마는 언니들과 나들이 갈 때, 본인 사진은 찍지 말라고 부탁하곤 하셨다. 그때는 왜 그러시는지 이해되지 않고 서운해했었는데 그땐 몰랐었다. 가는 세월의 흔적을 무엇으로 이긴단 말인가... 광고에서 떠들어 대는 콜라겐을 아무리 먹은다고 해도 비싼 화장품이며 관리기로 지울 수 있는 것이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