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우 2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언젠가 부터 내몸 유전자 어디선가 나즈막하고 오래된 돌담과 세월의 흔적이 담긴 기와집이 눈에 들어온다. 그러던 차에 최순우선생님의 책을 잡게 된것. 우리 미술품과 문화재에 대한 관심은 있었지만 지식이 부족한 터라 이 책은 내게 좋은 길 안내서가 되어준 책. 책의 서두에 유홍준교수가 말했듯이 "좋은 미술품을 좋은 선생과 함께 감상하며 그 선생의 눈을 빌려 내 눈을 여는 길"말이 공감이 되는 부분이다. 소백산 기슭, 부석사의 한낮에 펼쳐진 무량수전의 아름다움을 보며 "사무치는 고마움"으로 표현했다. 그것은 꾸밈없이 소박한 내면에 감춰진 강인한 우리 민족성을 건축물에서 보았기 때문아닐까. 우리의 미술과 건축물에 관한 탁월한 안목과 혜안을 짧게 나마 정리해보았다. 우리의 미술. 간혹 비행기를 타고 조국의 강토를..

배우며 2011.05.24

못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박완서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 있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곳까지 바라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서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던 것이지요. 그 길을 걸음으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날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날을 위하여 한 길은 남겨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이 없었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에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니라고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노라고 그리고 그것 때문..

배우며 2011.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