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며 74

<식물학자의 노트>를 읽고

🌵대지로 냬려온 잎사귀들 가을이 오고.겨울이 오면 우리는 떨어지는 낙엽을 마주 합니다. 나뭇가지에 매달려 식물에게 필요한 양분을 만들고 숨 쉬게 하던 잎은 결국 떨어지지만. 그것이 끝은 아닙니다. ~중략~ 자연에서 낙엽은 오래도록 나무뿌리 근처에 쌓여 서서히 썩어 갑니다. 매서운 바람과 자가운 눈을 맞으며 낙엽은 거름이 되고 나무를 다시 살게 하는 양분이 됩니다. 사람도마찬가지가 아닐까요? 끝이라고 생각한 순간이 또 다른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살아남은 것의 역사 주변에서 흔히보는 토끼풀. 달맞이 꽃. 자운영. 망초. 등은 귀화식물입니다. ~중략~ 식물의 세계에서 강하다는 말은 힘이 세다는 의미가 아니리 자신이 처한 환경에 얼마나 잘 적응하는 가를 뜻합니다. 인간 또한 수..

배우며 2023.06.01

시대의 경종같은 부탁 "사소한 부탁"을 읽고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2018 저자는 고려대 불문학과 명예교수이자 문학평론가. 저서로 등 다수가 있고 옮긴 책으로 등 2018년 향년 73세 당낭암으로 타계하시기까지 여러 작품을 저술하였다. "나는 이 세상에서 문학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오랫동안 물어왔다. 특히 먼 나라의 문학일 뿐인 프랑스 문학으로 그 일을 할 수 있는지 늘 고뇌해 왔다. 내가 나름대로 어떤 슬기를 얻게 되었다면 이 질문과 고뇌의 덕택일 것이다. ‘밤이 선생이다’, ‘우물에서 하늘 보기' 이후에 썼던 글을 묶은 이 책은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그 고뇌의 어떤 증언이기도 다.”며 저자의 말에 남겼다. 이 책이 지닌 무게감 때문인지 도서관 대여 기간, 연장에 연장을 하고서야 완독 했던 책이다. 낮은 목소리로 그러나 단오하고 분명..

배우며 2023.01.11

순간, 영원을 잇대는 것 <살아 있다는 것은>을 읽고

살아 있다는 것은/문정희(2014) “순간을 놓치는 것은 영원을 놓치며 사는 것이다.” 영화 에서 키팅 선생님이 Horacio의 글을 인용한 "Carpe Diem”는 말을 떠올리게 한 첫 문장. 그리하여 “살아 있는 것은 순간을 파도치는 것”이라는 시구가 탄생된 지점인듯하다. 시인의 젊은 날의 슬픔과 상처 그리고 사랑과 절망을 그대로 담은 시 에세이집. 지식인으로서의 고뇌와 생활인으로서의 단순하면서도 명료한 시인의 글 앞에 문득, 나를 돌아본다... part1. 오직, 사랑을 위하여 part2. 다시, 나를 위하여 part3. 비로소, 인생을 위하여 편지(고향에서 혼자 죽음을 바라보는 일흔여덟 어머니에게) 하나만 사랑하시고 모두 버리세요 그러나 그것은 생이 아니라 약속이에요 모두가 혼자 가지만 한 곳으로..

배우며 2022.11.02

사람은 나무를 심고 나무는 사람을 키우는 법을 알려준 책"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를 읽고

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우종영(2020. 메이븐) 22.10.17 “내가 정말 배워야 할 모든 것은 나무에게서 배웠다”라 말하는 30년 경력의 나무 의사. 나무에 대해서는 모르는 게 없을 테지만 그라고 시행착오가 없었을까. 오로지 나무에 매달리다 가장으로, 한 인간으로 후회가 밀려올 때, 척박한 산꼭대기 바위틈에서 자라면서도 매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나무의 한결같음에 투정도 포기도 할 수 없었다고 프롤로그에 적었다. 나무로부터 배우는 그의 단단한 삶의 태도들이 참 좋다. 오랫동안 나무를 돌보는 일에 매진한 삶의 사유가 나무의 생태와도 닿아있다. chapter1,2,3 에서는 나무의사로 30년간 이어온 사람으로 겪은 에피소드를 담았고 chapter 4,5 에서는개별나무의 특성과 저자가 보고 느낀..

배우며 2022.10.17

모르기에 더 궁금한 삶의 언어들앞에서<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을 읽고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 / 정재찬 -자기 삶의 언어를 찾는 열네 번의 시 강의 프랑스 소설가 다니엘 페나크는 “책읽는 시간은 언제나 훔친 시간이다.”고 말했다. 시와 에세이의 절묘한 그 사이에서 시인이자 교수이자 생활인으로서 들려준 시적언어들로 인하여 나는 기꺼이 도둑되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바쁜 삶 속에 잊고 지내던 혹은 애써 밀어두었던 시의 세계. 시인은 마치 가을이 당도했으니 가을하늘을 올려보며 느껴보라는 듯하다. 좋은 시란, 사막과도 같은 우리 인생길 위에 우연히 발견하는 오아이스의 샘물같은 것이리라. 그리하여 그 기쁨의 샘물을 날마다 길어 올릴 줄 아는 이야말로 진정한 ‘인생시인’이라 불리울지 모르겠다. 엄마의 원두막을 환하게 밝히는 패랭이꽃을 볼 때마다 패랭이꽃이 엄마랑 닮았다는 생각하곤..

배우며 2022.09.21

글쓰기, 비범함과 평범함의 그 어느사이<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를 읽고>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나탈리 골드버그 블러그를 시작한 후로 일기형식의 글을 오래도록 써왔다. 중간에 몇 번의 고비가 있긴해지만 꾸준히 서평과 일상의 기록들을 적어내려갔다. 따로 작법을 배운적이 없기에 거의 자유로운 글쓰기가 되었고 그래선지 오래도록 쓸 수 있던 이유이기도 하다. 도서관 서고에 서서 조금은 과격하기까지한 책제목을 보자마자 자연스럽게 저자와 목차까지 읽어나가고 있는 내 모습은 나조차도 놀랐다. 35년간 글쓰기 강의와 작가로서 깨달은 저자만의 글쓰기방식을 써내려갔다. 저자는 자신의 마음을 믿고 인생에 대한 확신을 갖는 자유롭고 진솔한 글쓰기야 말로 삶과 글을 관통하는 글쓰기라 했다. 작가입장이 아닌지라 이상적이고 모호한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으나 잠시지만 머릿속에 서늘한 바람이 부는듯했다. ..

배우며 2022.09.07

철학이 내게 머문 순간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를 읽고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철학이 우리 인생에 스며드는 순간) / 에릭 와이너 “지식은 소유하는 것이고 지혜는 실천하는 것”이라는 말로 저자는 철학이 그저 형이상학적인 학문이 아님을 들어가는 말에서 썼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저자의 말의 의미를 알듯 싶었다. 역사의 획을 그은 철학가들도 나처럼 평범하고 일상의 매 순간을 살아내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야 했다는 것을... 아침이면 침대에서 일어나는 일이 결코 쉽지 않았던 철학자이자 로마의 황제, 아우렐리우스가 그랬고 이웃의 불친절과 고발을 겪고 떠나야했던 루소는 또 어떤가. 누구나에게 주어진 삶이라는 대명제 앞에 끝임없이 묻고 생각하며 그들만의 통찰을 후세에 남길 수 있었다. 급변하고 불확실한 이 시대에 오래된 철학자들의 가르침이 누구에게나 와 닿지..

배우며 2022.08.19

글을 쓴다는 게 무언지 알게 해 준 책<김영하 말하다를 읽고>

보다와 읽다의 마지막 완결판 말하다. 김영하 작가가 10년의 작가로서 글쓰는 어려움과 의도치 않게 본인의 생각이 왜곡되지 않기 바라는 욕망 즉 완벽함을 추구하는 강박같은 마음으로 이 책이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어쩌면 이렇게 완벽하고 지독한 작가가 있을까싶다. 나로서는 여행의 이유와 읽다에 이어 세번째 마주하는 책이다. 글쓰는 일에 대한 깊은 통찰에 공감이 간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최악의 조건의 인간이 할 수 있는 "최후의 자유이자 마지막 권리"라는 말은 인간의 머리로는 이해할 수도 없는 극한의 상황에 몰려 죽음을 앞둔 이들이 남긴 책이나 말들을 대할 때 의문이였던 부분을 풀 수 있었다. 인간의 마지막 권리이자 최후의 자유, 글쓰기는 어떤 종류의 강력한 무기보다 죽음의 공포조차도 어쩌지 못한다는 것을..

배우며 2022.08.16

읽는다는 것<김영하 산문-읽다 를 읽고>

읽다 read 讀 김영하/문학동네 2015년 종이책이 전부이던 시절, 세상의 모든 지식을 망라한 최종병기로 분명 인정되던 시절이 있었다. 인터넷이 보급되고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며 종이책의 역사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굳이 도서관이나 서점을 가지 않아도 편하게 집에서 택배로 받아볼 수 있게 되었고 전자책이니 책읽어주는 어플이 생겨나고 읽는다는 의미의 독서가 조금은 변화되고 있다. 검색창을 클릭하면 답을 어느때고 알려주지만 인류에게 독서라는 인고의 과정이 왜 필요한지, 그 작업을 통해 과연 무엇을 얻어낼 수 있는건지. 스스로 묻고 답을 주는 과정에서 작가의 사유가 담긴책. 편의점 알바를 하며 힘든 취업난을 뚫기 위해 오늘을 견디는 청춘들이 작가의 작품을 읽으며 힘을 내는 이유일 것이다. 어느경우, 살다보면 ..

배우며 2022.07.31

삶으로의 여행<여행의 이유를 읽고>

여행의 이유 / 김영하(2019년 문학동네) 2022. 7. 17 철학자 가브리엘 마르셀은 인류를 호모 비아토르(Homo Viator)여행하는 인간으로 정의 한 바 있다(p.87) 인류는 오래전부터 이동의 본능을 충실히 잘 따르고 있는가도 모르겠다. 휴가철을 맞아 며칠 전부터 계획하고 짐을 싸기 바쁜 것을 보면... 지금이야 재미와 의미를 따진다지만 그 시절의 인류는 생존의 문제였을 것이다. 인류는 늘 여러 이유로 삶이 고단했지만 21세기의 인류도 코로나와 경기불황까지 이어지며 유래 없는 스트레스상황에 놓여있는 듯하다. 전쟁과 분쟁에 내몰린 사람들은 생사의 기로에 서있으니 그 불안과 고통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을 것이다. 2022년 일상이 차츰 회복되고 있지만 예전의 삶으로 돌아가기에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

배우며 2022.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