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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으로의 여행<여행의 이유를 읽고>

여행의 이유 / 김영하(2019년 문학동네) 2022. 7. 17 철학자 가브리엘 마르셀은 인류를 호모 비아토르(Homo Viator)여행하는 인간으로 정의 한 바 있다(p.87) 인류는 오래전부터 이동의 본능을 충실히 잘 따르고 있는가도 모르겠다. 휴가철을 맞아 며칠 전부터 계획하고 짐을 싸기 바쁜 것을 보면... 지금이야 재미와 의미를 따진다지만 그 시절의 인류는 생존의 문제였을 것이다. 인류는 늘 여러 이유로 삶이 고단했지만 21세기의 인류도 코로나와 경기불황까지 이어지며 유래 없는 스트레스상황에 놓여있는 듯하다. 전쟁과 분쟁에 내몰린 사람들은 생사의 기로에 서있으니 그 불안과 고통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을 것이다. 2022년 일상이 차츰 회복되고 있지만 예전의 삶으로 돌아가기에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

배우며 2022.07.18

상대방의 말이 들리지 않으면...

늦추위가 기승이더니 이런 봄이 오려고 그랬을까...아직 3월의 꽃샘추위라는게 남았으니 방심하긴 이르지만봄기운이 느껴진다. 코로나 오미크론 변이로 일상의 풍경도 달라졌다. 수시로 들으며 긴장하던 환자수와 방역지침도 긴장도가 느슨해지고 거기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3월이면 근현대사에 길이 남을 대통령선거가 있다. 정치인들의 거친말과 행동에 지쳐가고 있는시점에 뭔가 결정이 빨리 되어 안정을 찾아가길 바라는 마음도 있다. 엊그제 어머니와의 긴 통화를 하며 든생각. 귀가 잘 들리지 않아 언제부터 자신의 말만 계속 하시는 통화내용을 떠올렸다. 90이 가까운 분이고 귀가 들리지 않은데다 혼자 사시면서 누구라도 전화하면 1시간이상도 거튼히 대화가능하지만 바쁜일상에 그럴수 없어 먼저 통화를 끝낸다.처음부터 그러시진 않..

살며 2022.03.02

Abide with me

Abide with me '때 저물어서 날이 어두니'(481장) 이곡은 '헨리 라이트'라는 영국 성공회 사제가 불치병으로 죽기 한 달 전, 자신의 딸에게 적어준 찬송 시로 월리암 헨리 뭉크'가 곡조를 더한 찬송이다. 1912년 타이타닉호 침몰 때 선상 위에 울리던 곡이자. 2009년 항공기사고가 났던 네덜란드공항에 울렸던 곡이며. 유럽인들이 사랑해 마지않는 FA축구결승전에 함께 부른 곡. 심지어 힌두교를 믿는 인도국경일에 연주되기도 했다는데 인도의 수상이던 간디가 좋아했던 영향이 크다. 다양한 이유로 신앙과 인종을 넘어 오랜 시간 세계인의 사랑받고 있다. 며칠 전 광주에 건설 중이던 아파트현장붕괴 사고소식 좋은 소식이 아닌 가슴 아프고 슬픈 사고소식에 너무 힘들었을 때 들리던 찬송곡을 들으며 생사를 모르..

살며 2022.01.14

눈 내리는 풍경

2022년 새해가 밝은지 10일 지났다. 시간은 늘 그렇듯 바삐 제길을 잘도 걸어간다. 아니 뛰어간다. 기상예보대로 새벽부터 눈이 내려더니 제법 쌓인 눈. 이런 날이야 말로 21년에 멈춰있는 이야기를 새롭게 단장하기 딱 좋은 날. 21년은 가족뿐 아니라 지인들의 크고 작은 아픔을 겪으며 모두 힘든시기를 보냈다. 2022년 새해는 가족과 지인들의 건강과 그들의 범사에 평안하기를... 작은 바람이라면 딸아이와 아들의 취업과 진로의 방향을 잘 잡아가주기를 바라본다. 쌓인 눈을 쓸어 보행을 돕는 아파트 경비아저씨의 수고가 더 고마운 눈 내리는 풍경이다.

살며 2022.01.11

공짜없는세상에서

12월 마지막으로 치닫는 이 시간은 누구라 할 것 없이 자신을 혹은 주위를 돌아보게 된다. 가족이나 지인의 생일이나 기념일등을 표시한 달력 정리도 마쳤고 핸드폰이나 메일의 사진 같은 것도 정리하는 일도 마쳤으니 나만 슬림해지면 되는 건가? 올 한 해는 마지막 날까지 가족들이 아팠다. 그래서 드는 생각은 함께 건강하고 평안해야 한다는 평범한 이치를 깨달았다. 3차 접종 후 대상포진으로 입원한 시어머니와 망막에 박리로 며칠째 고군분투 중인 작은언니. 남편과 자녀들의 무탈만을 염려한 지난 시간들이 부끄러웠다. 그러한 이유로 삶이라는 파도는 홀로 타는 것이 아니다. 집채만 한 파도가 몰려온대도 같이 버틸 수 있는 이가 한 명이라도 있는 한 침몰되지 않는다. 그래서 올 한해를 뒤돌아보며 깨닫게 된 점 하나, 더불..

살며 2021.12.30

숲길의 봄, 여름, 그리고 가을

찰나와 같이 흐르는 삶 속에 이 가을은 마치 온다 간다 인사 없이 떠나가는 연인처럼 그저 속절없는 걸음질이다. 오늘은 그 가을 속으로 헤어짐을 늦추진 못할지라도 인사라도 건네보고 싶어 나의 카렌시아길을 걷기로 한다. 가을바람도 오후의 햇살마저 아쉬운 듯 살갑다. 수능 일인 오늘, 예전 같으면 수능 추위가 기승 일터였으나 올 해는 유난히 포근한 가을날씨. 조카들 2명이 수험생인 해인지라 더 고마운 날씨. 팬더믹 발생 2년의 시간 동안 힘들지 않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 마치 이 번 주는 추수감사절이기도 해서 감사 제목들을 적어본다. 일상의 고마움을 뼈저리게 느끼며 삶을 뒤돌아 보게 된 것과 팬더믹이 아니었다면 이 숲길을 자주 찾지 못했을 거고 삶의 속도는 늦추고 삶의 방향을 찾아 하루하루를 지금처럼 감사히 보..

살며 2021.11.18

쉬어가는 이야기

가을들녘, 노랗게 무르익어 농부들의 마음과 발걸음이 더 바뻐지는 10월이다. 이 맘때 가을풍경은 그 어떤 명화보다 가슴 뛰게한다. 농부는 여름내나 땀 흘리며 돌보던 곡식의 알곡만을 수확해 창고에 들이고 필요없는 가라지는 밭의거름이되거나 버려진다. 마치 우리 인생의 모습이랑 다르지 않다. 성경에서 알곡과 가라지의 비유를 들어 종말의 때를 예견하셨다. 연휴를 맞아 급하고 갑자기 떠난 1박2일여행. 그래봐야 살고있는 곳에서 차로 30분거리에 장성 추암리 펜션에서 하루 쉬다가 담날 산행을 가기위해 나선 여행계획이였다. 늘 그렇듯 짐챙기는 문제며 쉽지 않는 출발이 예상되었으나 일단 호기롭게 출발~ 남편이 어찌알고 예약해서 이른 퇴근후 마주한 펜션주위로 추암호를 끼고 은은한 조명등을 비추며 멋진 풍광이 한 눈에 들..

살며 2021.10.12

멀리서 빈다

구름이 마치 손에 닿을듯한 가을 하늘, 명절 보내고 첨으로 뒷산 산책을 나선 김에 아예 시장까지 볼 생각으로동네 마켓을 들렀다. 박 여사님의 호출이 있어 평소 잘 드시는 빵과 요구르트를 사서 나선다. 더위가 한풀 꺾였다지만 한 낮은 아직도 무덥고 뜨겁다. 원두막에 도착해보니 엄마의 오랜 벗 라디오에서 트롯 멜로디가 들리고 자식들 오면 주려고 밭에서 호박이며 파 같은 푸성귀를 잔뜩 수확하고 계셨다. 80이 넘은 나이에도 밭일을 저렇게 하시는 모습이 어느 땐 안쓰럽다가도 활동하고 계시는 것만으로 감사하기도 하다. 그도 아프면 아무것도 못하실 텐데 자식들 성화에도 재미 삼아 한다시며 고집을 피우고 계신다. 평생 해오시던 농사일을 하루아침에 접을 수는 없어도 이제는 조금씩 줄이라는 부탁에 조금은 고집을 꺾으셔서..

살며 2021.09.24

가을아침에 든 생각

예전 같으면 늦잠 자고 휴일 여유를 맘껏 누리고 있을 터였지만 새로운 삶의 모터인 "숨쉬기 운동 말고 걷기 운동!" 실천하려면 늦잠은 사치다. 덕분에 남편은 희생양이 되어 날이 흐려도 날이 좋아도 산행길의 동무로 낙착. 전에는 남편의 강요에 억지로 동행하는 산행이였다. 스마트폰 기능에 그날 걸었던 걸음수와 칼로리를 볼 수 있어 체크 할 수도 있다. 그런다고 중년의 뱃살이 하루아침에 빠지리란 기대는 없으나 행복 호르몬이 열 일해선지 마음의 평안과 건강을 안겨주고 있으니 효과는 보고 있는 셈이다. 일주일에 서너 번 그렇게 사오십분 걷고 나면 하루의 시작이 가뿐해짐을 몸으로 느끼는중이다. 이런 시간들이 쌓이면 건강도 좋아지고 코로나도 종결되어 마음껏 여행지나 산행을 다닐 수 있는 시간이 오지 않을까 하는 바람..

살며 2021.09.13

가을마중

올여름은 코로나와 함께 지루한 무더위와 함께 잦은 비로 힘들었다. 그래서일까 9월이 당도하니 더 반갑다. 베란다 창틀에 쌓인 먼지를 보니 그동안 소홀했던 청소를 더 이상 미뤄둘 수 없겠다 싶다. 비소식도 있던 차에 헌 양말들을 꺼내 가을맞이 청소에 돌입. 노동요를 찾다 우연히 듣게된 곡인데, 가수 목소리와 기타만으로 이렇게 꽉 채울 수 있다니... 당분간 계속 들을거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나저나 어디서 이런 까만 먼지는 생기는 건지.... 한참을 먼지와 사투끝에 마시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그야말로 꿀맛이 아닐 수 없다^^ 문이란 문은 다 열어두고 사비나앤드론즈의 "So When It Goes" - 없단다 상처가 없는 사람 슬픈 듯 감미로운 목소리를 다시 듣는다. 가을도 욌고 백신2차 접종까지 마치면 우..

살며 2021.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