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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난, 나에게 넌

딸아이가 잠깐 다녀간 이틀 동안, 지루한 집콕 생활을 잠시 잊게 해 준 놀라운 재능을 발휘했다. 로켓 프레쉬한 배송 인터넷몰에서 영화나 드라마도 시청 가능하다니... 영화관 찾은 지 오래다 보니 요즘 무슨 영화를 하는지도 잘 모르고 그러다 "클래식"이라는 영화를 보고 픽했다. 세월은 흘렀지만 자탄풍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이라는 ost와 두 청춘남녀가 옷을 우산 삼아 비 내리는 교정을 뛰어가던 예쁜 장면은 지금까지도 기억이 선명하게 남았다. 여주인공 손예진의 엄마 첫사랑에 관한 히스토리를 따라가 보면 잊고 지낸 첫사랑의 기억을 나도 떠올리게 되는 그런 영화. 또 하나 딸아이는 아버지 백신 사전예약까지 야무지게 해 주었다. 백신이 모라고 다음날은 컴퓨터와 핸드폰을 번갈아가며 광클, 내 순서도 예약. 뉴스..

살며 2021.07.21

양순자 할머니의 <인생9단>을 읽고

37세부터 30년간 교도소 교화위원으로 활동하며 사형수 상담가로 수많은 인생의 난제들 앞에 오늘을 힘겨워하는 이들에게 위로 같은 책이다. 2005년 65세 되던 해 출판, 지금은 절판된 책인지라 인터넷 중고서점에서 어렵게 구했다. 2012년 를 끝으로 대장암투병 끝에 고인이 되시도록 치열한 삶의 한 가운데서도 부지런히 기쁨과 복을 짓는 삶을 사셨기에 더 울림을 주는것 같다. 구미유학생간첩단 사건으로 사형을 구형받고 복역 중인 김성만이라는 분의 동생은 오빠를 만나기 위해 11시간 비행을 하며 날아왔지만 면회시간은 고작 15분. 그 면회 시간을 1시간 30분으로 늘리기 위해 같은 선교회원으로 가장하기도 했다. 상담사로만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연민과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마지막 작품인 를..

배우며 2021.07.12

제주여행

어쩌다 제주여행 3년전, 자동차구매 선물로 호텔 투숙권을 받았다. 코로나상황이 이렇게 길어지게 될 줄 몰라 미루고 미루다 6월말이면 종료가 된다고 해서 급하게 다녀오게 된 것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비행기에 올랐을 때, 마치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본 사람처럼 들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렇게 설레는 어쩌다 제주투어가 시작된 것이다. 예전같으면 여기저기 구경하고 맛있는 먹거리도 많이 먹고 다녔을테지만 시기가 시기인지라 조심스럽게 몇 군데만 정하고 음식점도 맛있지만 너무 북적이지 않은곳 위주로 선택했다. 첫날은 보고싶어 하던 추사김정희의 를 볼 수 있는 제주추사관을 다녀왔다. 제주도 유배 중 제자인 이상석이 책을 보내주어 그려준 그림으로 '날이 차가워 다른 나무들이 시든 뒤에야 소나무가 늘 푸르다는 사실을 알게..

살며 2021.06.27

수국을 보며

수국을 보며 / 이해인 기도가 잘 안 되는 여름 오후 수국이 가득한 꽃밭에서 더위를 식히네 꽃잎마다 하늘이 보이고 구름이 흐르고 잎새마다 물 흐르는 소리 각박한 세상에도 서로 가까이 손 내밀며 원을 이루어 하나 되는 꽃 혼자서 여름을 앓던 내 안에도 오늘은 푸르디푸른 한 다발의 희망이 피네 수국처럼 둥근 웃음 내 이웃들의 웃음이 꽃 무더기로 쏟아지네

사랑하며 2021.06.18

너의 꿈을 응원해!

내 좋은 친구가 어린이책방을 열었다는 전화를 받은 지가 되어간다. 친구로 말할 거 같으면 유치원 교사를 꿈꾸며 현직에서 오래도록 근무하다가 최근에 여러 가지 이유로 천직이라 여기던 일을 그만두었다. 그러던 차에 평소 좋아하던 아이들과 같이 새로운 꿈을 키울 수 있게 된 것. 방과 후 쉼터처럼 놀러 와 그림책도 보고 수업도 가능한 놀이터 같은 곳이다. 평소 아이들을 사랑하는 친구라 교사로서의 직업은 그만두었지만 그 친구와 더할 나위 없이 꼭 맞는 일을 찾은 듯하다. 코로나로 인해 대면 수업이 어려워지고 아이들이 마땅히 마음 둘 만한 곳도 없었을 텐데 사랑방 같은 아이들의 쉼터로 자리매김하길... 배달서비스 최근에 친구로부터 도서를 카카오 선물서비스를 받아 보고 놀란 적이 있었다. 카톡으로 자주 커피와 케이..

살며 2021.05.31

가끔 든 생각

니체는 “우리는 자기 삶의 시인이 되고 싶어 한다. 가장 사소하고, 가장 일상적인 것에서부터.”라고 했다. 철학자는 아주 일상적인 것이야말로 위대하다는 사실을 직감했을 것이다. 6년 전, 전대병원에서 갑상선암 수술과 치료과정을 겪으며 나는 그 사실을 절감한 바 있다. 살고 있는 광주에서 화순가는 고속도로 차 안에서 남편과 때로는 혼자 운전하며 수많은 생각들이 오갔다. 대학병원에 진찰을 한 번 받기위해 아침 이른 시간 나와 한나절을 기다리는 것은 기본이고 그렇게 어렵게 의료진을 만나도 내 병에 대한 정보나 치료과정은 다 들을 수 없다. 스스로 공부하고 겪으며 나는 반 의사가 되기도 했다. 나를 치료해준 담당의사로부터 이제 그만 졸업해도 되겠다는 소리를 들으며 이래도 되는가 싶은 의구심이 들 정도. 가까운 ..

살며 2021.05.28

나는 내 나이가 참 좋다

나는 내 나이가 참 좋다/메리 파이퍼 메리 파이퍼는 세계적인 심리학자이자 작가. 저자가 70년의 삶을 살며 자신의 임상심리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제2의 성년기를 살아가는 수 많은 이들에게 급격하게 바뀌는 삶의 강줄기를 힘차게 항해하며 우아하고 지혜로운 어른으로 거듭 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노라고 책날개에 적었다. 1부. 닥쳐올 거센 물살(비록 이 여행이 쉽진 않을지라도) 2부. 여행의 기술(방향감각을 잃지 않는다면) 3부. 배 위의 사람들(함께 노를 저을 사람이 있다면) 4부. 북극광(우린 언제든 좋은 하루를 만들어갈 수 있지) p.13 고통을 경험하지 않는 이는 없지만 그 끝에서 모든 이가 성장을 이뤄내는 건 아니다. 나이를 먹었다고 해서 자동으로 어른이 되는 것도 아니다. 삶의 각 단계에서 ..

배우며 2021.05.28

그때 나는 내가 되기로 했다.

누구나 한 번은 인생의 기로에 결정적인 선택을 해야 하는 때가 오고야 만다. 그 선택으로 인한 결과은 오롯이 내 몫이기에 선택 앞에서 결정을 내리는 일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오죽하면 "순간의 선택이 십 년을 좌우한다"는 광고가 나왔겠나... 그래서일까... 오래시간이 흘렀음에도 광고가 간혹 회자되는 것을 보면.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세대를 아우르는 인생의 난제이긴 하나 보다. 며칠 전 tvn 프로 중 잘 나가는 피디가 출연해서 화제가 된 "그때 나는 내가 되기로 했다" 제목이 끄는 묘한 마력에 이끌리듯 시청한 적이 있다. mc로는 제제라는 피디가 사연의 주인공인 벤처기업인의 10년 전 자신의 선택을 다시 한다면 어떤 선택을 할 건지.... 위기이자 기회의 순간인 지금의 선택에 대한 자신의 이야기를..

살며 2021.05.14

쓸모없는 것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오늘 내가 나를 슬프게 한 일 / 정채봉 꽃밭을 그냥 지나쳐 왔네. 새소리에 무심히 응대하지 않았네. 밤하늘의 별들을 세어 보지 못했네. 목욕하면서 노래하지 않고 미운 사람을 생각했었네. 좋아 죽겠는데도 체면 때문에 환호하지 않았네. 곁에 계시는 하나님을 잊은 시간이 있었네. 지난 일요일, 올해 들어 유난히 아픈 이들의 소식을 많이 접하게 되어 평소 가까이 지내는 지인들의 안부가 궁금하던 차에 지금으로부터 10년도 지난 2012년, 독서모임 후 기록해 두었던 리뷰글을 카톡방으로 공유했다. 그 시절에 아이들 교육과 시댁과의 갈등, 신앙, 직장에서 벌어지는 워킹맘이 겪는 어려움같은 사소한 이야기들... 독서토론은 때로 뒷전이던 그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이제는 자기보다 더 훌쩍 자라 버린 아이들을 보..

살며 2021.05.04

누군가를 용서하기 위해서는...

누군가를 용서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사람을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그 사람의 입장에 서보아야 한다. 내가 저였다면 어찌했을까. 역지사지가 있어야한다. 아이들이 나를 이해하고 나의 입장에 서기 위해서는 나 자신도 아이들에게 또한 기회를 주어야 한다 나태주 / 좋다고 하니까 나도 좋다 중에서 노년에 닥친 어려움중에 몸 여기 저기에서 신호를 보내는 육체의 질병뿐 아니라 마음의 우울감이라고 한다. 어머니를 보며 새삼스레 노년의 상실감같은 것을 새롭게 알게되었다. 빛의 속도만큼 빨리 변화하는 세상의 변화에 대응하기도 버거운 현실과 인간관계 특히 가족들과의 소통이 자유롭지 못해 답답함을 느낀다. 그나마 경제적인 문제가 걸림돌이 되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하겠다. 이런저런 이유로 편안한 노후를 기대하지만 쉽지 않기에 노년..

사랑하며 2021.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