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며 74

양순자 할머니의 <인생9단>을 읽고

37세부터 30년간 교도소 교화위원으로 활동하며 사형수 상담가로 수많은 인생의 난제들 앞에 오늘을 힘겨워하는 이들에게 위로 같은 책이다. 2005년 65세 되던 해 출판, 지금은 절판된 책인지라 인터넷 중고서점에서 어렵게 구했다. 2012년 를 끝으로 대장암투병 끝에 고인이 되시도록 치열한 삶의 한 가운데서도 부지런히 기쁨과 복을 짓는 삶을 사셨기에 더 울림을 주는것 같다. 구미유학생간첩단 사건으로 사형을 구형받고 복역 중인 김성만이라는 분의 동생은 오빠를 만나기 위해 11시간 비행을 하며 날아왔지만 면회시간은 고작 15분. 그 면회 시간을 1시간 30분으로 늘리기 위해 같은 선교회원으로 가장하기도 했다. 상담사로만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연민과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마지막 작품인 를..

배우며 2021.07.12

나는 내 나이가 참 좋다

나는 내 나이가 참 좋다/메리 파이퍼 메리 파이퍼는 세계적인 심리학자이자 작가. 저자가 70년의 삶을 살며 자신의 임상심리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제2의 성년기를 살아가는 수 많은 이들에게 급격하게 바뀌는 삶의 강줄기를 힘차게 항해하며 우아하고 지혜로운 어른으로 거듭 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노라고 책날개에 적었다. 1부. 닥쳐올 거센 물살(비록 이 여행이 쉽진 않을지라도) 2부. 여행의 기술(방향감각을 잃지 않는다면) 3부. 배 위의 사람들(함께 노를 저을 사람이 있다면) 4부. 북극광(우린 언제든 좋은 하루를 만들어갈 수 있지) p.13 고통을 경험하지 않는 이는 없지만 그 끝에서 모든 이가 성장을 이뤄내는 건 아니다. 나이를 먹었다고 해서 자동으로 어른이 되는 것도 아니다. 삶의 각 단계에서 ..

배우며 2021.05.28

'You'에 빠져들다~

출근길에 문득 하늘을 보니 오늘은 미세먼지 하나 없는 가을하늘이 흰 캠퍼스위에 푸른빛을 뿌린듯 이쁘다. 이 가을날, 이쁜 국화나 코스모스가 손짓을 해도 나들이갈 수 없는 현실이 참 마음아프게 한다. 이런 내게 잠시 위안을 주는 멋진 두 남자가 들려주는 음악이 참 좋다. 좋으면 좋다고 말하고 싫으면 싫다고 말 할 수 있기까지 오랜시간이 걸린 나... 조금은 나를 위한 시간과 소비조차 아깝지 않는 요즘이 참 좋다. 이제는 그래도 괜찮은 중년의 시간이 참 좋다. 좋은이를 만나면 꼭 같이 들려주고픈... 멜로망스가 부르는 'you'가 더 좋은 가을아침...

배우며 2018.10.18

구부러진 길

구부러진 길/ 이준관 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 구부러진 길을 가면 나비의 밥그릇 같은 민들레를 만날 수 있고 감자를 캐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날이 저물면 울타리 너머로 밥 먹으라고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구부러진 하천에 물고기가 많이 모여 살듯이 들꽃도 많이 피고 별도 많이 뜨는 구부러진 길 구부러진 길은 산을 품고 마을을 품고 구불구불 간다 그 구부러진 길처럼 살아온 사람이 나는 또한 좋다 반듯한 길 쉽게 살아온 사람보다 흙투성이 감자처럼 울퉁불퉁 살아온 사람의 구불구불 구부러진 삶이 좋다 구부러진 주름살에 가족을 품고 이웃을 품고 가는 구부러진 길 같은 사람이 좋다 일요일 늦은 밤, "톡투유"라는 토크쇼를 가끔씩 시청한다. 나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고민을 그날 게스트와 두 명의 고정..

배우며 2017.03.14

길 잃은 날의 지혜

길 잃은 날의 지혜 /박노해 큰 것을 잃어 버렸을 때는작은 진실부터 살려가십시요 강물이 말라갈 때는작은 물길부터 살펴주십시요. 꽃과 열매를 보려거든 먼저흙과 뿌리를 보살펴 주십시요. 오늘 비록 잎이 안 보인다고그저 손 놓고 흘러가지 마십시요. 현실을 긍정하고 세상을 배우면서도세상을 닮지 마십시요. 세상을 따르지 마십시요. 작은일, 작은 옳음, 작은 차이작은 진보를 소중히 여기십시요. 작은 것 속에 이미 큰 길로 나가는 빛이 있고큰 것은 작은 것들을 비추는 방편일 뿐입니다. 현실 속에, 생활 속에 이미 와있는좋은 세상을 앞서 사는 희망이 되십시요. 온 나라를 먹구름으로 드리웠던 대통령의 탄핵.이로인해 바삐살던 시민들까지추운 겨울바람을 마주하며 차가운 광장으로 내몰았고상실감과 분노, 피로감을 안은채 보수와 ..

배우며 2017.03.10

someone like you-Adele

아델(Adele) - Someone like you I heard that you're settled down 나는 네가 정착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어 That you found a girl and you're married now 한 여자를 찾았고 네가 결혼을 했다는 걸 I heard that your dreams came true 너의 꿈이 이뤄졌단 얘길 들었어 Guess she gave you things I didn't give to you 아마 그녀는 내가 너에게 주지 못했던 것들을 주웠나 봐 Old friend why are you so shy 오랜 친구여 왜 그렇게 부끄러워하니.. It ain't like you to hold back or hide from the light 감정을 억누르거나..

배우며 2017.02.22

사는게 뭐라고

사는 게 뭐라고 / 소노 요코 나는 깨달았다. 사람을 사귀는 것보다 자기 자신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더 어렵다는 사실을. 나는 스스로와 사이좋게 지내지 못했다, 그것도 60년씩이나. -p.187 예순여덟이 된 지금까지도, 나는 평생토록 그 여자를 용서할 수 없다. 저주를 퍼부어 죽이고 싶다고 생각했더니 그 여자가 암에 걸려다. 당황하던 와중에 나도 암에 걸렸다. 자승자박이었다 -p.280 어쩌면 타인과 잘 지내는 노력을 하다 보니 자기 자신에게 소홀하고 또 그것조차 깨닫지 못하고 지내온 게 아닐까... 저자의 이름이 낯익다 싶었는데 우리 아이들 어릴 적에 읽어주었던 그림책의 저자이기도 했다. 라는 책이 아들방 책꽂이에 꽂혀 있다. 유방암 말기로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던 날, 그녀가 내린 결정은 다름 아닌..

배우며 2016.12.12

빵 네조각이 전해준 살아갈 이유

삶과 죽음...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를 지닌.. 7월 무더위을 잠시 잊게한 190페이지 분량의 작은책. 마그다 홀렌데르 라퐁, 그녀가 떠올리기 조차 힘든 기억을 증언하는데 30년이 걸렸고 그녀로 하여금 모국어조차 잊을만큼 힘든 시간이였다. 아유슈비츠와 -비르케나우, 나치 치하 절멸수용소로 끌려간 16세 소녀, 그곳에서 엄마와 동생을 잃고 밤이면 자신의 옷을 잘라 목을 매는 같은방 동료들의 죽음을 대하며 대체 어떤 생각을 했을지... 죽음은 확실한 친구가 되었다. 나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내가 죽음을 받아들인 순간, 죽음과 나사이에는 경계가 사라졌고 나는 자유롭게 삶을 창조했다. 이허한 확신은 힘, 다시 말해 생명력을 내게 선사했으며 그 힘은 내 너머에서부터 오는 것이었다-.p.112 그녀가 극심한..

배우며 2016.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