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며 74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책날개 저자소개란에는 시인. 사진작가. 혁명가. 그리고- 삶은 누구에게나 현재진행형이기에 막연이 추측만 할 뿐이다. 80년대 거친 항거의 시간... '과거를 팔아오늘을 살지 않겠다' 세계의 분쟁지역과 가난한 나라를 발로 밞으며 대체 그는 무엇을 보고 담았을지... 500페이지 넘는 두꺼운 시집안에서 궁금증이 해결되었다. 사회 혁명을 꿈꾸던 그가 생명의 공동체 '나눔농부마을'을 만들고 자연에서 나눔에서 새로운 사상가의 길을 걷고 있었다. 사진전을 갖고 시집을 내는 여행작가는 많지만 온 몸으로 자신의 철학과 사상을 담으며 살아내는 일은 쉽지 않는 일이기에 왠지 마음이 가는 그의 글과 사진. 발바닥 사랑 사랑은 발바닥이다 머리는 너무 빨리 돌아가고 생각은 너무 쉽게 뒤바뀌고 마음은 날씨보다 변덕스럽다 사람은 ..

배우며 2016.06.23

단순하게 단단하게 단아하게

3단 / 박노해 물건을 살 때면 3단을 생각한다 단순한 것 단단한 것 단아한 것 일을 할 때면 3단을 생각한다 단순하게 단단하게 단아하게 사람을 볼 때면 3단을 생각한다 단순한가 단단한가 단아한가 언제부턴가 단순한 삶의 방식이 좋다. 이상하게 그렇게 마음먹은 후로 조금은 더 가벼워짐을 느낀다. 필요한 물건만 구입하는 소비패턴, 3년 이상 쓰지 않는 물건은 정리해서 필요한 주인을 찾거나 그도 아니면 버린다. 감정표현이 서툴러 늘 혼자 끙끙대다 결국 혼자 감당할 때가 많았다. 내심 상대방을 배려하는 차원이라 생각했으나 그것은 아마도 내가 상처받고 싶지 않아 갈등을 아예 만들고 싶지 않은 비겁함때문이라는 것도 알았다. 좋은 것은 좋다. 싫은 것은 싫다. 때론 마음을 단단하게 여미는 용기가 필요함을... 바꿀 ..

배우며 2016.06.14

그럼에도 나는...

무서웠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삶, 자학이 없는 삶의 끝은 저런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내 부끄러움을 나만 모르고, 남들은 다 아는 그런 삶, 자기의 죄에 대해서 몸부림은 쳐야 한다. 몸부림은 칠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가장 민감하고 세차고 진지하게 몸부림쳐야 하는 것은 지식인이다. -김수영의 역치, 자극에 대해 반응을 일으키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자극 강도, 언젠가 '통각 과민증'에 대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특수한 종류의 병적 상태에서 통각 역치가 현저히 낮아져, 작은 아픔도 큰 고통으로 느껴지는 증상, 그렇다면 그 반대의 경우 '통각 불감증'도 존재할 수 있지 않을까 역치가 높아져 웬만한 아픔에는 고통이 느껴지지 않는 증상 말이다. 처음 기타를 배울 때는 손가락에서 피가 나고 아프지만, 계속..

배우며 2016.04.02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 김승희 가장 낮은 곳에 젖은 낙엽보다 더 낮은 곳에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그래도 살아가는 사람들 그래도 사랑의 불을 꺼뜨리지 않고 사는 사람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그래도 어떤 일이 있더라도 목숨을 끊지 말고 살아야한다고 천사같은 김종삼 박재삼 그런 착한 마음을 버려선 못쓴다고 부도가 나서 길거리로 쫓겨나고 인기 여배우가 골방에서 목을 매고 뇌출혈로 쓰러져 말 한마디 못해도 가족을 만나면 반가운 마음, 중환자실 환자 옆에서도 힘을 내어 웃으며 살아가는 가족들의 마음 속 그런 사람들이 모여사는 섬, 그래도 그런 마음들이 모여사는 섬, 그래도 그 가장 아름다운 것 속에 더 아름다운 피묻은 이름 그 가장 서러운 것 속에 더 타오르는 찬란한 꿈 누구나 다 그런 섬에 살면서도 세상..

배우며 2016.03.21

봄날편지

오랜만에 봄과 눈인사하며 가볍게 나선 산책길에서 노란 수선화와 마주쳤다. 어쩜... 긴 겨울 추위를 잘 이겨내고 이렇게 고운 꽃망울을 피웠구나.. 봄의 생명력은 물오른 가지위로 연한 잎싹들의 수줍은듯한 얼굴에서도 이름 모를 색색깔 환하고 가벼워진 사람들의 옷차림에서도 봄기운이 완연하다. 모든 것이 시작되는 3월, 아이들도 개학해서 평상으로 돌아가고 나 또한 새로운 도전 앞에 서있다. 40대 중반으로 접어선 지금 무뎌진 감성과 더 무뎌진 뇌를 깨울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로 한다. 아무런 돌봄을 받지않아도 때가 되면 고운 자태를 품어내는 수선화를 보며 새로운 기운과 용기를 얻는 날. 돌아오는 길에는, 동네 도서관에 들러 좋아하는 이해인수녀님과 정호승시인의 시집 두권과 김탁환 씨의 책을 대여했다. 산책길에 만난..

배우며 2016.03.16

언약은 강물처럼 흐르고 만남은 꽃처럼 피어나리~

이른 저녁을 딸아이와 단둘이 먹고 여유롭게 신영복교수님 을 펼쳐 읽고 있는데 딸아이가 교수님의 갑작스런 부음을 전해준다.마지막 강의를 책으로 엮어 최근이라는 책을 내실만큼건재하신줄 알았은데...큰 나무같은 저런 어른이 이 시대에 계신것에 안도했건만...이나 같은 책을통해 크고 높은 가르침과 사유를 이젠 더 이상 만날 수 없다니...한 시대를 고뇌하며 몸으로 살아낸 노지식인의 마지막이 너무나 쓸쓸하거나 황량하지 않으셨기를...이 세상이 그 분의 삶과 글을 통해 조금 더 좋아지고 있기를...의 책날개에 직접 쓰신 "언약은 강물처럼 흐르고 만남은 꽃처럼 피어나리"라는 문구가더 깊은 울림을 주는 밤이다. 의 영인본 가 출간되면서 알려진 내용과 1995년 서예전에 출품된 작품중에 그림을 글과 함께 실은 신영복씨의..

배우며 2016.01.18

2016년 첫번째 만나는 책,"1cm+"를 읽고

2016년 대망의 새해가 밝았다. 새해 첫 해를 보며 야심 차게 품던 많은 계획들도.. 기억저편의 창고에서 조금씩 무뎌지고 흐려지는 보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 많은 계획 중에 한 달에 두권 책 읽기 프로젝트! 다이어리에 적힌 도서목록 중 첫 번째를차지한 김은주작가의 작가는작가는 카피라이터로 오랜 경험과 작가로서 녹슬지 않은그녀만의 감성이 더해져 재미와 사고의 깊이를 더하는, 그러나 결코 가볍지 않아서 새해를 시작하는 1월의 책 읽기를 즐겁게, 그리고 꼭꼭 씹어 읽었던 책이다. 1cm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에 비해 매우 미미한 수치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1cm만큼의 길이 혹은 깊이로 우리 인생에 더하고 싶어 나선 여정이라 했다. 그것은 타자와의 거리일 수도... 자신이 미처 깨닫지 못..

배우며 2016.01.14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읽고

저자:요나스 요나슨 오랫동안 기자와 PD로 일해온 48세의 늦깎이작가, 작가로 데뷔작인 이 소설은 인구 900만의 스웨덴에서 100만 부, 전세계적으로 500만 부 이상 팔리며 을 일으켰다, 2014년에는 영화로도 만들어지기도 했으며 현재 스체덴 한적한 마을에서 아들과 함께 닭을 치며 살고 있으며 두번째 작품으로 가 있다. 줄거리: 100세 생일을 맞는날 새벽, 말름세핑 양로원 창문을 훌쩍 넘어 세상속으로 모험을 감행한 용감한 할배, 알란 임마누엘 칼손. 이라는 갱단의 부하, 뷜룬드(일명, 볼트)라는 청년의 부탁으로 커다란 트렁크를 잠시 맡게 되고. 버스출발 시간이 되자 커다란 트렁크(5천크로나)와 함께 여행은 시작된다. 트렁크 절취사건의 범인이 되어 갱단의 조직원들에게 쫓기게 되는 100세 노인. 이 ..

배우며 2015.04.14

소소한 일상

"나는 여행길 풍경을 통해 현대인의 삶을 인간적이면서도 따뜻하게 그리고 싶다. 일탈을 꿈꾸면서도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욕망과 목표에 쫓기며 숨 가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잠시 여유와 행복, 희망을 느끼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불필요하고 거추장스러운 것들을 던져버리고 꼭 필요한 것만 챙겨 길을 떠나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기를 바라며..." 두 달에 한번 받아보는 라는 잡지에 실린 전영근화가의 그림. 이번 여름휴가가 없는 나에겐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라는 표현이 딱 맞다. 어느 때부터인가 여행이라면 짐보따리부터 챙기며 이것저것 장을 보는 여행을 대하는 내 모습. 꼭 필요한 물건과 꼭 필요한 사람과 함께 떠나는 자유로운 여행을 꿈꿔본다...

배우며 2014.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