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며

글을 쓴다는 게 무언지 알게 해 준 책<김영하 말하다를 읽고>

잎새's 2022. 8. 16. 17:16

 

 

보다와 읽다의 마지막 완결판 말하다.

김영하 작가가 10년의 작가로서 글쓰는 어려움과 의도치 않게 본인의 생각이 왜곡되지 않기 바라는 욕망 즉 완벽함을 추구하는 강박같은 마음으로 이 책이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어쩌면 이렇게 완벽하고 지독한 작가가 있을까싶다.

나로서는 여행의 이유와 읽다에 이어 세번째 마주하는 책이다.  

글쓰는 일에 대한 깊은 통찰에 공감이 간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최악의 조건의 인간이 할 수 있는 "최후의 자유이자 마지막 권리"라는 말은 인간의 머리로는 이해할 수도 없는 극한의 상황에 몰려 죽음을 앞둔 이들이 남긴 책이나 말들을 대할 때 의문이였던 부분을 풀 수 있었다.   인간의 마지막 권리이자 최후의 자유, 글쓰기는 어떤 종류의 강력한 무기보다 죽음의 공포조차도 어쩌지 못한다는 것을....  그러기에 더욱 숭고하고 의미있는 글쓰기이지만 항상 즐거운 작업이라 말하기 힘든 밥벌이의 어려움같은 것을 토로했다.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되는 것을 요즘 아이들말로 '덕업일치'이고 한다니.   어쩌면 행복한 사람이라 말해도 과언은 아닐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한다면 또 그런 고역이 어디있을까싶다.   좋아하는 일을 온전히 좋아하는 일로 만들 수 없다는 아이러니한 사실이다.    그러니 그가 글을 너무 잘 쓰려고 하지말고 자기 즐거움을 위해서 쓰는 마지막 조언이 뼈있는 말같다.   나의 인간성을 지킬 수 있는 마지막 보루인 글쓰기가 나에게 늘 즐거운 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 공간이 그런꿈을 실현시켜주길 바라는 마음도 있다.

 

p.23 우리가 당장 바꿀 수 있는 것은 세상과 자신을 바라보는 관점입니다. 대책없는 낙관을 버리고, 쉽게 바꿀 수 있다는 성급한 마음을 버리고 냉정하고 비관적으로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p.34 자신만의 느낌의 데이터 베이스가 흥분한 사람은 타인의 의견에 쉽게 휘둘리지 않습니다. 세상에 대해서는 비관적 현실주의를 견지하면서도 윤리적으로는 건강한 기인주의를 확고하게 담보하려면 단단한 내면이 필수적입니다.

 

p.57 글을 쓴다는 것은 한 인간을 억압하는 모든 것으로부터 자기 자신을 지키는 마지막 수단입니다.

 

p.59 글을 쓴다는 것은 인간에게 허용된 최후의 자유이며 아무도 마지막 권리입니다. 글을 씀으로써 우리는 세상의 폭력에 낮설 내적인 힘을 기르게 되고 자신의 내면도 직시하게 됩니다.

 

p.121 어떤 순간에 인간이 고요하게 자기서재. 아무도 침입해오지 않는 고요한 공간에서 자기를 대면하고 정직하게 쓴 글에는 늘 힘이 있고 매력이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