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310

사람은 누구나 한 권의 책을 쓸 수 있다...

지구력 신록이 더욱 진한 초록빛을 발하는 5월. 내게 필요한 덕목은 바로 지구력! 일상이 지루하며 어제까지 목숨처럼 여기던 일들이 시들해지고 연초에 품은 약속들도 서서히 잊혀지고 그토록 끔찍이 여기던 사람들과 내 삶의 사유로부터 위로를 받지 못한 요즘. 인생에서 무엇을 이루기 위해서는 3개월 혹은 3년의 시간이 필요하단다. 무기력 지루할 수 있는 인생이라는 경주에서 때때로 찾아드는 무기력증. 삶에 필요한 건 한순간의 불꽃 같은 열정보다는 쉽게 포기하지 않는 끈질긴 인내심이 아닐까. 2주이상 블러그에 그 어떤 글도 올릴 수 없었던 내 무기력함을 일깨운 건, 사람도 아름다운 예술품도 아닌 도시의 딱딱한 시멘트 바닥을 뚫고 연보라색 고운 얼굴을 내민 이름모를 작은 들꽃에게서다. 화려하지 않으나 자신의 위치에서..

살며 2011.05.04

못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박완서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 있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곳까지 바라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서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던 것이지요. 그 길을 걸음으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날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날을 위하여 한 길은 남겨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이 없었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에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니라고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노라고 그리고 그것 때문..

배우며 2011.04.19

가장 가난한 아이들의 신부님

가장 가난한 나라, 다른 나라에서 도움을 받아야 했던 나라, 이젠 다른 나라에게 도움을 주는 나라가 된 나의 조국 대한민국. 일본의 역사 왜곡을 보며 나의 조국, 대한민국에 대한 생각에 멈춘다. 지금은 고인이된 박완서씨처럼 저자가 아이들에서 발견한 희망이라는 따뜻한 시선이 없었다면 나 또한 이 책을 덮고 싶었으리. "우리나라 밤하늘은 절대로 암흑색이 아닙니다. 푸른색이 바뀌고 바뀌어 남빛이 되고, 그 다음에는 별이 나타나 반짝입니다." 라는 장조셉신부의 말에 "한국의 밤하늘은 그토록 아름답고 자비로웠다."라는 소신부님의 발견이 정말로 고마웠다. 그런 그의 사랑과 열정이 소년의 집과 중,고등학교 우리나라 최초의 무료 병원인 구호병원, 행려환자 구호소, 서울 소년의집과 무료병원인 도티병원, 필리핀과 멕시코와..

배우며 2011.04.01

엄마가 사랑해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먹먹하게도 하는 책이 있을 수 있나 보다. 매년 2천 명의 이쁜 아이들이 그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얼굴색도 다르고 전혀 생소한 환경에 내몰려야 한다니... 이 책의 주인공 '웅'이는 우리나라가 먹고살기 힘든 6,70년대였기에 어쩔 수 없다는 핑계를 된다 쳐도 OECD회원국이며 높은 국민소득에도 불구하고 매년 그 많은 아이들은 태어난 조국으로부터 버림을 받어야 하는지... 도리스 클링엔베르그 씨는 5년간의 기다림에도 둘째가 생기지 않자 스위스인으로 한국에서 웅이를 입양하며 쓴 2년간의 기록이다. 둥그런 얼굴에 까만 눈을 지닌 귀여운 5살 남자아이라고 기대했지만 영양결핍으로 자기 나이에 비해 두세 살 어린아이처럼 작고 두려움으로 가득 찬 아이. 새벽 두세시즘엔 어김없이 떠나는 '고통의 섬..

배우며 2011.03.23

일상이 힘들고 지칠 때면...

따스한 봄날. 아이들과 함께 가까운 순천을 찾았다. 광주에서 순천방향으로 가는 산길은 아찔하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몇개나 지나서야 작고 정겨운 낙안읍성을 만날 수 있다. 읍성안 '초가작은도서관'에서 만난 마더테레사의 글이 유난히 눈길이 가는건 이웃나라 일본의 지진,해일로 인한 어려움 때문일 것이다. 특별한 어려움없이 자라는 우리 아이들은 다른이의 고통을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물었더니만, 그들의 메마른 대답앞에 할말을 잃고... 테레사 그녀의 삶이 왜 그토록 귀하고 숭고한지를 언제나 알까. 작은 도서관에서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즈막한 정다운 읍성길을 돌다보면 도예공방을 만나게 된다. 그곳에서 작고 귀여운 토기와 도자기들을 만날수 있는데 쥔장이 예쁜화병에 빨갛고 노란 봄꽃을 꽂아 보는이의 눈을 ..

살며 2011.03.16

나를 나아가게 하는 것.

살랑 살랑 부는 3월의 바람은 아직 봄에게 쉽게 자리를 내어주기 싫은 눈치다. 바람은 차지만 햇살이 따뜻하길래, 아랫층 착한 이웃과 산책을 즐기다가 나들이때 먹을 김밥재료까지 사기로했다. 트럭에 다육이랑 꽃화분을 파시는 할아버지가 이제 막 화분들을 내려놓고 계셨다. 아직은 만개하지 않은 철쭉이랑 향기진한 천리향... 예전에 나같으면 두손가득 사고도 남았지만 나의 게으름과 무지의 연고로 동안 죽어나간 이쁜것들을 생각하니 있는 아이들이라도 잘 키워보기로 맘을 바꿨다. 겨우내 추운날을 잘 이겨낸 요녀석들에게 오늘은 거름도 주고 분갈이도 해주기로 했다. 게으른 내게도 따뜻한 3월은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 있는것 같다 타샤 튜더같은 훌륭한 정원사는 못되지만 지금 있는 몇 안되는 다육이래도 예쁘고 튼튼하..

살며 2011.03.11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공지영

내 딸아이가 20살이 되면 힘든시간을 만나는 딸과 인생문제와 소소한 일상들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공지영씨가 나와같은 엄마의 눈으로 힘든시절을 보내는 딸, 위녕에게 화요일 마다 2년간에 걸쳐 쓴 편지글이다. 책의 첫 장을 넘기자 비를 좋아한다는 위녕에게 엄마인 저자는 남자는 자고로 잘 헤어질 남자를 만나야 한다는 글이 눈길을 끈다. "가야 할 것은 분명 가야 하지만 또 다른 한편 와야 할 것들도 분명히 온다. 그러니 서두르지 말자. 다만, 내 입맞춤은 서둘러 이 빗방울들을 뚫고 네게 날아간다 넌 막을 수 없을 거야"(p.17) "왜 우리는 칭찬은 속삭임처럼 듣고, 부정적인 말은 천둥처럼 듣는지? 칭찬의 과도한 축소, 그리고 비판에 대한 과도한 민감성은 진정 우리 모두의 문제이다. 그러한 이유 ..

배우며 2011.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