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202

그래도 사랑하고 포기하지 말기를...

나 자신과의 끝없는 싸움터인 인간의 마음은 도스토옙스키가 남긴 말처럼 "끝없는 전쟁터"라는 말이 떠오른 하루. 시댁과의 많은 어려움을 토로한 50을 바라보는 지인의 아픔을 듣다 보니 여인네들의 삶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시대가 많이 변했다지만 어느 집이든 시댁과의 마찰은 존재하고 있으니 말이다. 두 달여간 같이 비누를 배우면서도 서로가 이야기할 여유가 없었는데 점심으로 냉면을 먹으며 서로의 이야기를 조금씩 내비쳤다. 삶이란 늘 자신의 감당할 몫만큼의 고난이 있기 마련이니 내 작은 고민보따리는 보잘것 없는것이였다. 살아온 세월과 함께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은 인간에 대한 연민과 순수한 마음을 읽을 줄 아는 영혼의 창이 흐려지는 것이 아닐까... 사는 일이 힘들수록 오늘 하루가 주는 작은 기쁨과 사람에..

살며 2011.06.03

사람은 누구나 한 권의 책을 쓸 수 있다...

지구력 신록이 더욱 진한 초록빛을 발하는 5월. 내게 필요한 덕목은 바로 지구력! 일상이 지루하며 어제까지 목숨처럼 여기던 일들이 시들해지고 연초에 품은 약속들도 서서히 잊혀지고 그토록 끔찍이 여기던 사람들과 내 삶의 사유로부터 위로를 받지 못한 요즘. 인생에서 무엇을 이루기 위해서는 3개월 혹은 3년의 시간이 필요하단다. 무기력 지루할 수 있는 인생이라는 경주에서 때때로 찾아드는 무기력증. 삶에 필요한 건 한순간의 불꽃 같은 열정보다는 쉽게 포기하지 않는 끈질긴 인내심이 아닐까. 2주이상 블러그에 그 어떤 글도 올릴 수 없었던 내 무기력함을 일깨운 건, 사람도 아름다운 예술품도 아닌 도시의 딱딱한 시멘트 바닥을 뚫고 연보라색 고운 얼굴을 내민 이름모를 작은 들꽃에게서다. 화려하지 않으나 자신의 위치에서..

살며 2011.05.04

일상이 힘들고 지칠 때면...

따스한 봄날. 아이들과 함께 가까운 순천을 찾았다. 광주에서 순천방향으로 가는 산길은 아찔하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몇개나 지나서야 작고 정겨운 낙안읍성을 만날 수 있다. 읍성안 '초가작은도서관'에서 만난 마더테레사의 글이 유난히 눈길이 가는건 이웃나라 일본의 지진,해일로 인한 어려움 때문일 것이다. 특별한 어려움없이 자라는 우리 아이들은 다른이의 고통을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물었더니만, 그들의 메마른 대답앞에 할말을 잃고... 테레사 그녀의 삶이 왜 그토록 귀하고 숭고한지를 언제나 알까. 작은 도서관에서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즈막한 정다운 읍성길을 돌다보면 도예공방을 만나게 된다. 그곳에서 작고 귀여운 토기와 도자기들을 만날수 있는데 쥔장이 예쁜화병에 빨갛고 노란 봄꽃을 꽂아 보는이의 눈을 ..

살며 2011.03.16

나를 나아가게 하는 것.

살랑 살랑 부는 3월의 바람은 아직 봄에게 쉽게 자리를 내어주기 싫은 눈치다. 바람은 차지만 햇살이 따뜻하길래, 아랫층 착한 이웃과 산책을 즐기다가 나들이때 먹을 김밥재료까지 사기로했다. 트럭에 다육이랑 꽃화분을 파시는 할아버지가 이제 막 화분들을 내려놓고 계셨다. 아직은 만개하지 않은 철쭉이랑 향기진한 천리향... 예전에 나같으면 두손가득 사고도 남았지만 나의 게으름과 무지의 연고로 동안 죽어나간 이쁜것들을 생각하니 있는 아이들이라도 잘 키워보기로 맘을 바꿨다. 겨우내 추운날을 잘 이겨낸 요녀석들에게 오늘은 거름도 주고 분갈이도 해주기로 했다. 게으른 내게도 따뜻한 3월은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 있는것 같다 타샤 튜더같은 훌륭한 정원사는 못되지만 지금 있는 몇 안되는 다육이래도 예쁘고 튼튼하..

살며 2011.03.11

강추위, 눈덮인 땅 속 어딘가에는...

시간은 덧없이 간다. 새해인사 문자로 보낸게 어제일 같은데 조금 있음 설이고 또 아이들의 새학기가 시작 되겠지. 일상이라는 삶이 별 탈 없이 잘 굴러가고 있으니 감사 할일 이지만. 그런 말도 있다. 시련은 축복의 또 다른 모습이기에 시련을 거부말고, 두팔 벌려 반가워 할 일이라는... 사람이란 본시 위기일 때 보다 행복할 때, 자신의 문제를 깨닫지 못하는 연약한 존재가 아니던가. 하루의 시작과 끝. 일주일의 시작과 끝. 그리고 한 해의 시작과 끝. 신이 인간에게 자신의 삶을 뒤돌아 보며 새롭게 시작 할 수 있도록 배려 하신것 아닐까... 지금은, 다시 시작하는 용기가 필요 할 때!

살며 2011.01.25

눈 내리는 12월 30일 현재 ...

온 세상이 흰 눈으로 마치 양털옷을 갈아입은 듯, 포근해 보이는 풍경. 방금 들어온 딸 코가 빨개진것이 바람 끝이 차가운가 보다. 중학생인 딸아이까지 오늘 방학을 하였으니 이제 두 아이와의 본격적인 겨울나기가 시작된 셈. 우리 동네 꼬맹이들은 추위도 잊은 채 눈싸움에 마냥 즐거운 모습. 어린아이 눈으로 보자면 너무나 기분 좋은 날이 분명하다. 눈 위를 구르고 까르르 웃는 모습을 보며 내 입가에도 웃음이 묻어나고... 오늘이 지나면 진정 2010년과도 작별을 고하겠다는 생각 하니 왠지 모를 아쉬움이 밀려든다. 누구나에게 주워진 365일이라는 시간이지만 누구나 같은 이야기로 살지 않는다. 나는 올 한 해 어떤 이야기로 내 삶을 이어왔을까? 기억 속에 묻혀 잊히면 안 될 것 같아 책을 읽은 느낌을 이 공간에 ..

살며 2010.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