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주말저녁, 눈이 벌게지게 운 사연...

잎새's 2013. 1. 28. 16:50

 

 

   "언니, 일이 있어서 전대 들었는데 6시 50분 프로 '7번 방의 선물'예약했어.."

    아랫층 사는 이웃들과 오랜만에 즐거운 토요일 저녁외출을 감행했다.

   토요일은 일찍 귀가하는 남편과 아이들을 위해 김밥과 어묵국을

   미리 만들었다.  따뜻한 캔커피와 팝콘도 잊지 않았다.

   류승룡이라는 배우의 파격변신이 궁금해 벌써부터 기대한 영화다.

 

   6살지능의 아빠 '용구'(류승룡 분)는 딸아이에게 입학 선물로 '세일러문 가방'을

   사주는게 최대의 숙제... 한 달 동안 해피마트서 일하며 번돈 육십삼만 팔천 팔배원.

   7살난 예승(갈소원 분)은 적금과 월세, 의료보험료까지 아빠를 대신해 은행업무도

   척척 해결하는 똑똑하고 착한 딸이다.

 

   노란 세일러문 가방이 사건의 발단이 되어 유아 유괴살인범의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복역하게 된 용구는 자신의 죽은 아들 때문에 유난히 힘들게 하던

   교도과장 장민환(정진영 분) 목숨을 구한다.    

   용구가 살인범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교도과장과 7번 방 식구들 오달수,

   박원상, 김정태, 정만식, 김기천 의 노력에도 그의 1심구형 사형을 어찌할 수 없게 된다.

   교도소에 <외부인출입금지>라는 룰을 깨고 예승의 반입을 추진하는 과정과

   좌충우돌 그들의 동거생활을 코믹하게 그려낸 영화.

 

   무엇보다 7살 예승의 아빠에 대한 애틋함과 류승룡이라는 연기파 배우의

   지적장애인연기. 딸바보 아빠역을 잘 소화해 가슴을 울려 1월, 극장가를  평정한 것 같다.

 

   가슴 아프게도 만인 앞에 평등해야 할 법은 돈 없고 약한 서민들이나

   장애인들에게 평등한 법이 될 수 없는 영화의 스토리가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여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아빠딸로 태어나 주어서 감사합니다."라는 아빠, 용구의 대사에

어찌나 울었던지 눈가가 벌게져 나오는데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

같이 간 동생들과 극장문을 나서는 사람들의 눈가도 촉촉해져 있었다는...

 

영화가 재밌었냐고 묻는 아이들의 말에

"정의의 이름으로 널, 용서하지 않겠다!" 던 세일러문의 대사를

들려주며 딸한테 아느냐고 물었더니 모르단다..

분명 엄마인 나는 "미안해, 솔직하지 못한 내가 지금 이 순간이 꿈이라면..."

만화주제가도 기억하고 있는데 말이다.

내가 재미있게 본 세일러문으로 기억해야 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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