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문득, 그리울 때가 있다.

잎새's 2013. 1. 17. 14:13

 

 

 

 

겨울 들판 /이상교

겨울 들판이
텅 비었다.
들판이 쉬는 중이다.
풀들도 쉰다.
나무들도 쉬는 중이다.
햇볕도 느릿느릿 내려와 쉬는 중이다.

 

 

 

황량하다 못해 때론 쓸쓸해 보이는 겨울 들판.

도시에 살다 보면 문득문득 그런 풍경이

사무치게 그리울 때가 있다.

햇살 가득 품고 있는 친정집 툇마루도 보고 싶고

큰 감나무에 아직도 까치밥이 달려있을지도 궁금하고

무엇보다 그곳의 주인, 친정엄마의 환한 모습이

더 그리운 것일 게다.

분명 복닥거리는 일상을 잘 살고 있는데도 말이다.

오늘이 딱 그런 날.

 

방학 동안 아이들 잘 챙겨주라는

남편과 시어머니의 말이 아니더라도

아이들 식사는 챙겨주고픈 마음에

하루세끼와 간식정도 챙기며 최근 기사노릇

자처하며 아이들의 시곗바늘에 맞추는

요 며칠이 실은 더 갑갑하게 느껴진다.

 

차로 30분이면 당도하는 지척에 친정엄마가

살고 있지만 오히려 더 발걸음이 향하지 않는 현실.

시댁이라도 그랬을까 싶다.

엄마가 좋아하는 겨울과일이 뭐였드라...

그냥 이유 없이라도 들를 수 있건만

꼭 뭔가 핑계를 대서 찾아가는 딸자식이다.

  

차위험하다고 한사코 오지 마라 당부하는

친정엄마의 마음을 알기에

한 번이라도 발걸음 하지 못했던 게

더 미안한 막내딸...

 달달한 모카케이크하나 사들고 가면

환하게 웃어주실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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