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의 시/이해인
7월은 나에게
치자꽃 향기를 들고 옵니다
하얗게 피었다가 질 때는...
조용히 노랗게 떨어지는 꽃
꽃은 지면서도
울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무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는 것일 테 지요
세상에 살아있는 동안만이라도
내가 모든 사람들을
꽃을 만나듯이 대할 수 있다면
그가 지닌 향기를
처음 발견한 날의 기쁨을 되새기며
설래일수 있다면
어쩌면 마지막으로
그 향기를 맡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다면
우리 삶 자체가
하나의 꽃밭이 될 테 지요
7월의 편지대신
하얀 치자꽃 한 송이
당신께 보내는 오늘
내 마음의 향기도 받으시고
조그만 사랑을 많이 만들어
향기로운 나날 되십시오

무더위와 장마가 공존하는 뜨거운 7월.
이상기온으로 지구는 몸살을 앓고 있다.
모든 것이 문명의 이기로 인한 욕심이 불러온 재앙이리라.
뜨거운 태양열이 싫다가도 장맛비가 연일 내려
온통 눅눅해지고 기분마저 울적하고 보니
온몸으로 7월의 햇볕을 그리워하는 나약한
인간의 마음이라니...
며칠 전, 언니네 조카결혼식 때문에 경기도까지 버스를
타고 장거리여행을 다녀왔다.
장맛비소식이 있었지만 다행히 식을 치르는데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꽃처럼 예쁜 조카는 그렇게 환한 미소를 지으며
언니품을 떠나 훨훨 날아간 날.
조카의 결혼식을 마주하며
여러 생각들이 스치고 지나갔다.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었던 20년 전 신부는
어디 가고 얼굴에 주름과 함께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결혼식장을 울음바다로 만들던 그 시절 풍경은
신랑신부의 깜짝 이벤트(듀엣송)로 인해
기쁨과 웃음이 만발한 식장의 풍경도 달라졌지만
서른 해 딸자식을 고이 키워 떠나보내는
부모의 마음이야 달라졌을까 싶다.
하얀 치자꽃처럼 고운 조카부부가
오래도록 그 향기와 아름다움을
지닌 꽃밭을 만들어가기를...
그 행복을 건강한 모습으로 오래도록
지켜볼 수 있는 언니부부가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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