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 삶이라는 꽃

잎새's 2024. 5. 28. 15:57



누구나 한 번은 꽃으로 피운 적이 있을 것이다.

 

자식에 대한 엄마의 사랑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는데 자식은 사정이 다르다.
부모님이 건강할 때는 티가 나지 않지만 나이 들어 병들고  보니

자식들의 태도가 제각각이다.

작년 12월 부터 시작된 어머니의 치매로 시댁식구들도 나름 혼란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내 경우는 버킷리스트인 전윈 주택을 짓고 너무 행복한 시간은 잠깐.
그야말로 어둠의 긴 터널에 진입했음을 직감했다.
친정엄마를 생각하며 또 나조차 나이 듦의 시간은 어쩔 수 없을 테니
기양 할 바에 한 조각 아쉬움을 남기지 않기로 마음먹으니 또 시간은

그렇게 하루, 일주일, 한 달이 지났다.

평생 농사일만 하시던 어머니는 자신이 살던 곳에서 삶을 원하셨다.
병원에 하루 입원하시고 우리 집으로 퇴윈, 일주일 집으로 모신적도 있다.
어머니는 병으로 인한 아픔보다 자유로움을 원하셨던 게 아닐까.
늘 지겹고 힘들법한 농사일을 끝내 놓지 못하신 것이다.
그러다 힘에 부치면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셨고 그 과정에서 자식인

우리도 점점 지쳐 가고 있었다.

시골로 내려가신 후로  한결 편해지신 어머니의 목소리를 들으며 
상황을 지켜보고 집으로 오는 요양서비스를 신청했다.

어머니의 행복한 시절은 언제였을까...
그것을 물어보지 못했다.
평생 농사일로 구부정한 허리와 까맣고 주름투성이인 얼굴.

갈 곳 잃은 동공에 눈동자는 어머니의 모습처럼 애처롭다.
온 가족들이  명절에 할머니집 마당서 고기 굽고 웃고 떠들던

그 시간에 머물고 계실까...

돌아오는 휴일에는 그 어머니를 뵈러 가야겠다.
한 번의 행복한 기억이 또 어머니를 행복한 시간에 머물게 할지 모르니까...
삶이라는 고운 꽂을 계속 피울 수 있도록 말이다.

 

'살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득  (30) 2024.09.10
지금 알았던 것을 그때 알았더라면 "마음의 법칙"을 읽고  (11) 2024.08.18
봄이라고 다 같은 봄이 아니다  (38) 2024.03.28
봄의 시간들  (34) 2024.02.19
한 해를 보내며  (31) 2023.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