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봄이라고 다 같은 봄이 아니다

잎새's 2024. 3. 28. 12:24

계절의 경계가 언제 부터인가 모호해지고 있다.
겨울도 봄도 아닌 계절.
비는 왜 그리 자주 내리는지. 마치 종잡을길 없는 갱년기 내 마음처럼...


예년에 비해 개화시기가 이를거라는 뉴스만 믿고 25일 아주 오랜만의 지인들과 나선길.
전날 비소식에 이어 오전까지 흐리다 비가 조금씩 뿌리자 은근 신경쓰었지만 아무도 우릴 막지 못할것이였다^^
남편은 비오는 것에 은근 즐거워 한다. 정작 담날 운동 약속이 잡혀 떠날거면서 무슨 심술인지...
출발전, 즐겁게 보내라고 현금 넉넉히 쥐어주니 그것으로 그의 모든 죄는 사하기로~


9시에 지인집 근처공윈에 차를 세위두고 한 차로 이동하기로 했는데 여행 코스며 운전에 가이드를 자처해준 고마운 그녀는 평소에도 우리 모임에 없어서는 안되는 공기같은 존재.
그녀의 수고로 날씨도 살짝 아쉬운 벚꽃 조차도 잊게 해준 여행이였다.


비가 살짝내려 안개낀 사성암을 같이 올라 그곳에서 내려다 본 성진강 풍경은 그곳이 땅인지 하늘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만큼 신비로운 느낌을 평생 잊지 못할 풍광.
셔틀 버스를 이용해서 올라가야 할 만큼 곡예같은 경사길을 그 많은 이들이 찾는지 알듯 싶다.
점심때가 일러 잠시 벚꽃길을 걸으며 한가로이 인생사진 남기고 유명한 민물 참게매운탕을 첨으로 영접했다.
순간 사랑하는 가족들과 또 와야함을 직감했다.


배도 부르니 근처에  대숲길을 거니는데 늘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여인들의 친화력에 새삼 놀랐으니 우리처럼 세명의 친구로 결성된 그들의 나이는 언니 또래였음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멋진 언니들, 우리 일행을 언니들이라 부르며 핸드폰을 내민다.
인천에서 이곳까지 당일치기로 왔기에 추억남기기에 여념이 없어보였다.
서로 이 기념비적인 날을 남겨주며 웃으며 헤어진 길.
이 대로는 뮌가 아쉬위서 근처 멋진 카페서 커피를 마시고 여행의 마무리를 했다.
카페 주인장이 너른 정원을 정성으로 가꾸어선지 주차장이 가득할 만큼 손님들로 북적였다.


봄을 즐기려는 이들은 저마다 함께 차를 마시며 이 공간의 분위기와 커피향과 맛을 기억할것이다.
봄은 또 당도 했다.
그러나 봄이라도 다같은 봄이 아닌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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