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그리움이 길이 된다

잎새's 2023. 11. 10. 14:08

 

 

 

 

 

     나는 기다리는 사람

     그리움을 좋아한다

 

     나는 그리움에 지치지 않는 사람

     너에게 사무치는 걸 좋아한다 

 

     기다림이 지켜간다

     그리움이 걸어간다 

 

     이 소란하고 쓸쓸한 지구에

     그대가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눈물 나는 내 사랑은 

 

     그리움이 가득하여

     나 어디에도 가지 않았다 

 

     치열한 그리움 속에 너를 담고

     텅 빈 기다림으로 나를 지켰다 

 

     나는 그리운 것을

     그리워하기 위해

     그리움을 사수하고 있다 

 

     기다림이 걸어간다

     그리움이 길이 된다

 

 

     - 박노해 시인의 숨고르기 ‘그리움이 길이 된다

    



요즘날씨만큼이나  갑자기 들이닥치는 것에 소스라치게 놀랄 때가 있다.
따지고 보면 세상에 갑자기라는 것이 과연 있기나 하는 걸까?
변덕스러운 가을날씨만큼 사람의 마음도 세상 돌아가는 일들도 어쩌면 갑자기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단지 현상에 보이는 순간까지 걸리는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러기에 상대에게  마음이 닿을 때까지 시간과 거리를 두고 마음을 전하는  

노력이 필요할지 모르겠다.
50이 넘어서야 깨닫게 되는 인간관계에 대한 생각을 끄적이고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이들의 가을이 그토록 평안하고 햇살처럼 따스하기를 멀리서 빈다.

 

* 최근 바쁜 일상으로 글 올리지 못한 날이 길어지다 보니 박노해 님의 글로 안부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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