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나의 작은숲

잎새's 2023. 9. 12. 16:18

 

 


🌵 나를 키우며 사는 일/문태준

스스로 심지를 굳게 하는 일
헐거워지는 하루를 사는 일
마음이 원하는 촉으로 잘 자라게 하는 일
쓸데없는 걱정을 내보내는 일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으로 사는 일
일의 문제는 바깥에서 찾지 말고
내 마음에게서 찾는 일
마음 바탕에 고요를 심는 일
말과 생각과 행동의 뒤를 살피는 일


💡 한 낮은 30도를 넘나드는 늦더위에도
9월 숲의 풍경은 가을이 당도함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도심 속에 위치한 마을 숲은 <마을 품은 숲>이라는 문화체험행사로
사람들의 발길을 끌었고 며칠이었지만 예쁜 조명과 조형물이 어우러져
멋진 야경을 볼 수 있었다.

🌳 다음날 아침에 나의 작은 숲은 예전 모습 그대로 돌아와 있었다.
나를 반기듯 피어 있는 코스모스와 상사화가 아니었다면 조금 쓸쓸했을 것이다.
오랜만에 홀로 거닐며 복잡한 일상을 잊게 해 준
숲이야말로 나를 나답게 해주는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이 모습 그대로 오래도록 남아주길 바라지만
인간의 욕심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모를 일이기에 불안하기 그지없다.

🖊 어느 지질학자는 지금과 같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가정했을 때,  
기후 변화로 인한 지구의 시간을 7년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 숲길을 나와 후손들이 느끼며 걸을 수 있기를 바라지만 지나친 욕심일까...
개인의 작은 노력으로 지구의 시간을 되돌릴 수 없겠지만
불필요한 소비나 일회용품을 줄이고 간소한 살림을 하는 작은 행동들이
모인다면 나의 작은숲길을 더 걸을 수 있을지도 모를일이다.


🍂 여전히 쓸데없는 고민으로 시간을 허비하고
일의 문제를 나보다 다른 이에게 찾고
말과 행동의 무게는 깃털처럼 가벼우니
<나를 키우며 사는 일>은 여전히 진행형이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또 그래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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