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은 힘이 세고 / 황종권 엄마의 일상이란 매일 밥상을 내오고 설거지를 하는 일. 매일 쌓이는 빨래를 빨아 너는 일. 쓸고, 닦고, 치우고 밤에 군불을 지피는 일. 그러다가 쓰러져 잠들고 잠 못 자며 우울해지는 일. 이 반복이 평생 이어진다. 군불을 지피는 일을 제외한다면 이 모든 일을 평생 반복하는 일이 엄마의 일상이자 나의 일. 나의 엄마도 엄마의 엄마도 평생 반복하던 일. 세상에 쉬운 일 하나 없다지만 집안일만큼 티 안 나게 힘든 일이 또 있을까 싶다. 코로나 이후 가족모임으로 처음 맞는 어머니의 생신, 가족여행으로 고즈넉한 한옥펜션에서 함께한 시간이었다. 함평 바닷가의 노을을 품는 한옥은 가을밤의 운치를 더해 주었다. . 올해 86세의 생신을 맞는 시어머니, 한 해 한 해 쇠약해지시니 언제까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