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8월을 보내며...

잎새's 2014. 8. 30. 11:29

 

 

 

 

 

 

 

 

너 없으므로 나 있음이 아니어라/오세영

 

너 없으므로

나 있음이 아니어라.

너로 하여 이 세상 밝아오듯

너로 하여 이 세상 차오르듯

홀로 있음음 이미

있음이 아니어라.

이승의 강변 바람도 많고

풀꽃은 어우러져 피었더라만

흐르는 것 어이 바람과 꽃뿐이랴.

흘러 흘러 남는 것은 그리움

아, 살아있음의 이 막막함이여

홀로 있음으로 이미

있음이 아니어라.

 

 

 

무덥던 8월하고도 작별해야 할 시간. 올 여름은 비도 잦았고 

크고 작은일들이 많아선지  8월이 후딱 지나기를 바랬다.

가을이 곁에 당도하였음을 알리는 풀벌레소리와

충분히 깊어진 하늘빛을 보면 내 작은 불평들이 하염없이 작아진다.

살아있음의 막막함을 때때로 느끼다가도

살아있음의 감사가 밀려오는 묘한 시간들을 곁에 두고

어느 누군가에게 오늘이라는 시간은 꼭 살고픈 천금같은 시간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