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물건을 떠나보낸다는 것은 가슴 한 켠이 비어가는 느낌이랄까.
20년이 다된 낡은 피아노를 새주인에게 보냈다.
결혼전 월급을 쪼개어 나를 위해 첨으로 선물을 했다.
어려운 형편때문에 일과 학업을 힘들게 병행해야 했지만
그 시절 나에게도 작은 소망이 있었기에 그 힘든 일상을 견뎌냈을 것이다.
내 기억으로 아이들 프로였는데 이탈리아의 작은마을에 학교와 천사와 같은
아이들이 주인공인 제목도 "천사들의 합창'이라는 프로였다.
푸른색의 예쁜 교복의 꼬마아이들과 그 아이들 만큼이나 예쁘고 열정어린
"히메나샘"이 너무 보기 좋아 나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유치원교사를 꿈꿨고
피아노는 그 꿈을 이루는 발판이 되었다.
천사는 아니였지만 해맑은 아이들과 2년이란
짧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히메나샘처럼 예쁜 아이들의 우상은
못됐지만 열정은 뒤지지 않았던것 같다.
아들이 일년여 동안 키운 토끼를 보내고 슬퍼했던것 만큼이나
마음 한구석이 텅빈것 같다.
그러고 보면 물건의 주인이 의미를 두면 아주 작은 물건하나도 보석이 되나보다.
곁에 없지만 주인의 기억 속에 또렷이 남아 소중한 의미가 되어가나보다.
사소한 물건이라도 쉽게 들이는 일조차도 이젠 조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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