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직장편

잎새's 2022. 8. 22. 16:54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직장편

 

 

남편은 20년 직장생활에 이어 10년 전에 사업을 시작했다.

자신이 해왔던 일의 연속이라 커리어와 현장경험이 풍부한 시간들이 만들어 낸 성과이기도 했다.

실력과 인맥이 풍부한 그는 작은회사 규모임에도 S사의 협력업체로 당당히 일 할 수 있었다.

그런데 큰 프로젝트를 앞두고 S사 구매과 담당자와 의견이 갈리며 갈등이 생겼다.

누가봐도 담당자의 무례하고 공정하지 못한 요구에 어쩔수 없는 시간들이였다.

 

이미 프로젝트 견적을 기술과 제조쪽에서 승인받고 구매과쪽으로 견적서를 제출한 상태,

무례하다 못해 지나친 견적의뢰 삭감을 요구받고 그동안 잘 해왔던 남편조차 이번만은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자동으로 통화녹음이 된 통화내역을 듣는 순간, 남편의 판단이 잘못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고

회사내 감사팀에 민원을 제기하면 그 담당자는 제재를 받을 정도.

심사숙고 끝에 남편은 견적파기메일을 보냈지만 그 담당자는 무조건 일주일 후에 통보하겠

다고 유보한 상태.   어느 정도 유통성을 발휘하며 부당한 처사에도 잘 이어왔지만

이미 떠나버린 화살통의 화살과 같은 사람의 마음을 잡는다는 것이 어려운 법인지라

이번에는 그 담당자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을 것이다.

 

수많은 대기업의 회사원들이 다 그와 같진 않을 것이다.  있는 곳에서 선한영향력을 사회에 

끼치는 직장인들이 더 많을것이다.

반면 오로지 자기생각만이 옳고 다른이의 견해는 들어보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 사람이 대기업의

간부로 승승장구 승진한다면 우리사회의 공정과 정의는 요원할 것이다.

기업의 문화나 사회적인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다지만 여전히 작은 협력업체나 직장내의 직원들의

작은 목소리는 외면당하고 있다. 빠른 산업화로 경제는 성장하고 발전했지만 복지나 공정과 같은

화두는 아직도 제자리 걸음질이다

 

오늘 유난히 더 축 쳐져 보이는 그의 어깨에 눌린 가장의 무게가 더 버거워보인다.

그러라고들해. 그 일 아니여도 충분히 살 수 있는 정도로 잘 살아왔으니 괜찮아.”

오히려 나를 위로하는 남편을 위해 그가 좋아하는 매콤한 등갈비 김치찜을 저녁상에 올리로...

물론 김치찜에 어울리는 환상의 짝꿍, 소주는 풀옵션!.

어쩌겠나 작고 소소한 일상이 주는 위로에 우리집 가장이 힘을 얻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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