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좋아하는 일과 해야 하는 일의 기로에서 서성인 날. 그 누군가의 배려로 좋아하는 일을 하고 해야 하는 일을 할 수 있어 고마운 날. 행복한 일상은 시너지가 되어 매사에 효율성과 동시에 만족감을 준다. 그런 날은 피곤도 잊고 몸놀림이 사뭇 가볍다. 캘리를 배우며 반갑지 않은 노안이 찾아와 안과를 다녀오고 저녁밥상을 위해 장을 보고 집 도착해서 짐 정리를 후다닥 끝낸 후 오는 길에 아파트 입구 편백 길이 마치 손짓하는 듯하다.. 쉬고 싶은 마음과 산책 사이에서 잠깐의 갈등을 겪었으나 바로 운동화를 신고 나섰다. 지금이 아니면 저토록 멋진 숲길의 가을을 또 언제 만날 수 있을까 봄, 여름, 가을 내내 행복한 걷기를 선물해준 나의 카렌시아 편백 숲길. 바쁘다고 외면했건만 서운하다 게으르다 타박도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