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마지막날... 토요일 오기로 한 절임배추가 갑작스레 금요일 오후2시경,
도착하는 바람에 급작스레 김장을 하게 되었다.
해남 사시는 외숙모가 배추농사를 지으신다.
언제부턴가 김장철에는 해남의 해풍을 맞고 자란 배추를 간수로 간한 절임배추를 판매하신다.
바쁜 김장철, 일손이 부족하다 보니 다른 택배와 함께 급하게 보내신 것이다.
2년째인 나의 김장 담그기는 아직도 초보 수준이다.
절임배추 30 포기에 대한 새우젓과 멸치젓은 해남에 사시는 시어머니가 공수해 주셨고
고추농사가 태풍의 피해로 수확이 적어지자 10근을 미리 사두었기에
대략 양념준비는 끝이 났다. 양파, 마늘, 생강등은 전날 손질해서 씻어두었고 김장에김장에
들어갈 속재료인 갓과 대파 무는친정엄마의 텃밭에서 공수했다.
당근과 배 그리고 무는 채칼로 썰어두고 나머지 청각과 굴을 잘 씻어
손질하고 찹쌀죽을 쑤어 놓고 찜솥 가득 야채육수를 우려내면 얼추 재료준비가 끝난다.
작년까지 재료준비하고 심부름하기 바빠서 대략 짐작만 했을 뿐이었지만
올해는 기록하고 정리해두어서 내년이면 진정한 홀로서기가 가능할 것 같다.
오후 3시경에 시작한 김장은 저녁 6시경이 되어서야 끝이 났다.
좀 이르게 김장을 한 터라 이웃들에게 나누는 것도 잊지 않았다.
미리 사둔 돼지고기로 수육을 해서 김장김치에 먹는 맛은 김장 후에만 느낄 수 있는 행복한 맛^^
오빠내외와 함께 사시는 친정엄마는 손수 가꾼 100 포기의 배추로 바로 한 주전에
김장을 하셨다. 얼마나 피곤하셨는지,
9시도 되기 전에 잠자리에 드시는 모습이 죄스럽기만 한 막내딸.
10시경 잠을 깬 엄마와 새벽 늦은 시간까지 손을 꼭 잡고두런두런 이야기를 하며하며
부모자식으로 만난 것이고맙고 감사한 하루...
먼 훗날 엄마를 추억하며 떠올린 김장 담그기는고마운 이들의 도움으로 그렇게 해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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