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이토록 아름다운

잎새's 2022. 10. 24. 11:34



도심의 아파트에서 저런 가을을 볼 수 있다는 감사를 드린 아침.
올 가을은 바쁜 스케줄로 산을 찾을 수 없어 도심의 가을이 유난히 눈에 들어오는지 모르겠다.
무뚝뚝한 남편, 생일이라며 몰래 텀블러를 준비했다가 자주 가는 카페에서
바로 내린 드립 커피를 내민다.
"알고 보니 남의 편이 아니라 내 편이었어" 라며 격하게 고마움을
표현해주었더랬다^^
미역국도 못 끓여 주었는데 좋아하는 커피정도 선물해주고 싶더란다.
남편은 나무로 치자면 느티나무 같은 사람 같다.
화려함은 없지만 오래오래 변함없이 그 자리에서 나무로써 역할을 충실히 하는...
회사일로 바쁘고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번번이 생겨 힘든 시절이지만
가장인 그가 잘 버텨주길 바라본다.
인생에도 계절이 있다면 아마도 단풍 짙어지는 가을의 어느 길목이 아닐까...
우리에게도 곧 인생의 휴지기인 겨울이 찾아올 것이다.
그리하여 오늘도 전쟁 같은 삶의 현장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남편/문정희

아버지도 아니고 오빠도 아닌
아버지와 오빠 사이의 촌수쯤 되는남자
내게 잠 못 이루는 연애가 생기면
제일 먼저 의논하고 물어보고 싶다가도
아차, 다 되어도 이것만은 안 되지 하고
돌아누워 버리는
세상에서 제일 가낍고 제일 먼 남자
이 무슨 원수인가 싶을 때도 있지만
지구를 다 돌아다녀도
내가 낳은 새끼들을 제일로 사랑하는 남자는
이 남자일것 같아
디시금 오늘도 저녁을 짓는다
그러고 보니 밥을 나와 함께
가장 많이 먹는 남자
전쟁을 가장 많이 가르쳐준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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