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우리는 모두 섬이다

잎새's 2016. 3. 28. 17:31

 

 

 

모든 사람은 섬이다.

나는 이 말을 믿는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일부의 섬들은 연결돼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섬들은 바다 밑에선 서로 연결돼 있다.

                         -강세영의< 나는 다만 조금 느릴 뿐이다>중에서

 

 

사람은 섬이다... 그러나 그 섬들은 서로 연결돼 있으니

오롯이 섬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작가의 글.

결혼20주년을 맞는 내게도 왠지 수긍이 가는 내용이 아닐 수 없다,

피를 나눈 부모 형제일지라도 오랜 세월 한 이불, 한 솥밥을 먹던 식구일지라도

결국엔 각자의 삶의 길이 다르다 . 그러나 종국엔 그것조차 서로 연결돼 있어

결코 홀로일 수 없다는 반어적 의미가 아닐까...

군대동기들과 오랫만에 만남이 있다며 며칠전 부터 남편의 얼굴은 상기되었다.

젊은시절 생사고락을 함께한 그 시절의 기억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꿈에라도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련만

그 시절, 동기들을 만나러 가는날을 은근히 고대하는 둣하다.

시커먼 까까머리의 총각들이 40대중반의 중년의 가장이

되어 만나게 되었으니 반갑기도 할것이다.

약속장소인 전주로 향하는 남편을 배웅하고 돌아서는 길...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생각이 교차한다.

가정과 일에 매여 자유로운 시간을 은근 갈구했나보다^^

이주엔 딸아이도 기숙사에 남기로하고 아들과 둘이서만 보내는 주말인셈이다.

부산떨며 식사준비 하지않아도... 이런저런 집안일에도 눈을 감고 모른척하리라...

밀린 사이버수업진도도 맞출 수 있을것이다.

남편의 출장과 같은 부재의 시간들이 흔하지 않았기에 이런 시간들이 어색할 줄만 알았더니

TV에서 나온 주부들의 속마음을 십분 이해하게 될줄이야!

   

봄볕이 따사로와 주말 오후, 아들과 둘이서 뒷산으로 산책도 다녀오고

저녁엔 단출하게 김밥에 어묵탕을 끓여 먹었다.

다음날, 남편의 손에 전주의 오래된 제과점에서 만든 수제초코파이세트가 들려져 있다.

무지 반가워하며(결혼생활에 느는건 연기력을 어쩔~)

친구들의 근황을 물으며 살짝, 여고동창들과 1박2일 여행계획을 생각중이라 하자

평소 같으면 시쿵둥한 반응을 보일테지만, 친구들과의 만남으로 기분 좋아진 터인지...

아님 심경의 변화가 와선지... 흔괘히 찬성해준다

이젠, 나도 어쩔 수 없는 아줌마가 되어 가는 것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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