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생각하면 끝없이 마음이 선해지는 것을 느낀다. 행복, 성공, 사랑... 삶에서 최고의 가치를
갖고 있는 이 단어들도 모두 생명이라는 단어 앞에서는 한낱 군더더기에 불과하다. / 장 영희
출신지와 나이, 생김새, 성격등 어느 것 하나 같은 게 없는데 글이나 삶이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문학을 통해 살아가는 법, 사랑하는 법을 제시하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청춘들에게
삶의 파장을 일으켰던 장영희교수도 유방암과 척추암으로 투병하다 2009년 57세의 나이에 작고했다.
죽음앞에서 자신을 잃고 슬퍼할 남은 이를 위로할 수 있는 이가 얼마나 될까?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에서 유학, 환경분야에서 박사학위 취득 후 서른이 안 된 나이에 최연소
교수로 재직. 한 아이의 엄마로 아내로 딸로 그녀의 삶이 막 꽃을 피우려는 순간,
모든 것을내려놓아야 할 시점이 된 것이다.
2009년 10월 유방암말기 판정을 받았지만 그 상황에 함몰되지 않고 병상에서 에피소드나
생각들을 블로그에 담았다.
"자기 삶의 궤적이 다른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바람직한 변화를 줄 수 있다면,
이 세상을 손톱만큼이라도 더 좋게 만들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하리라.
인생이란 늘 이를 악물고 바쁘게 뛰어다니는 사람보다는, 좀 늦더라도 착한
마음으로 차분하게 걷는 사람에게 지름길을 열어주는지도 모른다는 것을. 삶에 끝에 와서야
깨닫게 되었노라 말한다.
나라면 어땠을까. 아마도 남은 시간을 왜 나여야만 하는지... 남은 시간을 낭비했을지도 모르겠다.
내 고통만 크지 가족들의 고통은 생각할 수 없을 것 같다.
말기암 가족들은 환자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외에도 또 다른 여러 가지 고통을 갑내해야
한다고 한다
얼마나 견딜 수 있을까. 삶의 시간이 멈추는 것보다 내가 받은 사랑을 다 갚지 못할까 봐
그게 더 두렵다. 세상에 빚을 지고 싶지 않다. 사랑만 남겨두고 싶다 - p.190
"부모와 지식의 인연이란, 부모가 자식의 뒷모습이 점점 멀어지는 것을 바라볼 뿐, 붙잡을 수
없는 관계"라는 말이 있다-p212
"아이가 자란 것처럼 애정도 자란단다. 그러니까 떨어져 있어도 그런 애정은 충분히
전달되는 거야. 네가 노르웨이에 있을 때에도 네 엄마가 늘 너를 가슴에 품고 있었던 것처럼
말이지. 사람은 그런 애정을 서로 느끼며 각자 자기 인생을 살게 되어 있단다."-p214
언젠가 아이가 자라나 '엄마에게 무엇을 배웠느냐'는 질무을 받는다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할 수 있는, 그런 메시지를 아이에게 전해주고 싶다.
적어도 엄마는 겁쟁이가 아니라고, 그러니 너도 앞으로 살아가면서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최후의 순간까지 즐겁고 유쾌하게, 스스로 즐거울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다.-p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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