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며

야생초편지

잎새's 2010. 11. 23. 19:09

                                      <행복을 전하는 야생초 이야기>

 

 2010.11.23

 야생초편지/황대권

 

  이 아름다운을 가을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한권의 책을 서점에서 발견하고 얼마나 기뻤는지...

  이 책의 저자인 황대권씨는 80년대 학원간첩단사건에 연루되어 무기징역을 선고 받고 1985년부터 1998년

  마흔네 살이 될 때까지 13년 2 개월 동안의 감옥에서 보낸바 있다.

  오랜 지병이된 기관지염을 고칠 생각으로 야생초를 기르던 것이라 하기엔 해박한 지식에 깜짝놀랐다.

 

  우리가 사는 이 산하 어디에 닭의덩굴,며느리밑씻개,조뱅이,아기똥풀,박주가리,수까치개와 같은

  어여쁜 이름의 야생초들이 살고 있었는지...

 

 “아, 우리는 얼마나 자주 실제로 하지는 않으면서 머릿속으로 쌓고 부수고 입으로 나불나불 대다가 세월만 보내었던가!

어떤 것이 좋아 보인다고 앞뒤 헤아리지 않고 그것에만 탐닉하고 좇아 다녔던가? 끈기를 가지고 행하되 조화와 균형 속에서!”(p.74)

사방이 막힌 감옥에서도 깨달음이라 하기에 참으로 깊은 성찰이라 하겠다.

 

딱지꽃에서는 “남과 나를 비교하여 나만이 옳고 잘났다며 뻐기는 인간들은 크건 작건 못생겼건 잘생겼고 타고난 제 모습의 꽃만

피워 내는 야생초로부터 배워야 할것이 많다.  야초가 쓸데없이 그 자리에 난 건 하나도 없어요. 다 자연이, 그 땅이 필요해서

야초를 그 자리에 키우는 것이죠.”(p272) 세상에 어느 것 하나 그냥 존재하지 않다는 생각에도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화단 구석에 수줍은 듯 피어있는 주름잎꽃을 보며 아무도 보아 주지 않는 저 작은 꽃을 피워 내기 위해 화단 구석의 내밀한 공간 속에

의젓하게 쉼없이 움직이고 있는 주름잎꽃을 “묵내뢰”를 떠올리기도 한다.

겉으로는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속으론 우뢰와 같다는 묵내뢰...

 

가을에 흔히 볼 수 있는 국화를 차로 마시면 쉬 늙지 않게 하고 위장과 오장을 고르게 하며 감기,두통,현기증에 좋다는 국화차를

올 가을에는 먹어주어야 할 것 같다.

중국의 팽조가 그랬듯이 1700세 까지는 아니나 나름 건강하게 올 겨울을 날 수 있을 듯 싶다.

 

함박꽃이 북한의 국화인 목란이라는 새로운 사실, 흰색의 다소곳한 우리 산하의 토종꽃이라는 점을 알게 되었다.

 

옥담 아래 뜀박질이라는 글에서 그가 그린 코발트색의 가을 하늘과 황녹색의 미루나무, 영혼을 빨아들일 듯한 깊이를 지닌 흰담 아래

뜀박질하는 저자를 위트있게 그려냈다. 갇힌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기 보다 주어진 환경에 감사할 줄 아는 그의 모습.

감옥 안에서도 아름다운 것을 보며 표현 할 줄 아는 저자의 삶의 모습은 자유로운 우리의 모습과 참으로 대조를 이루기도 한다

 

사람을 생긴 그대로 사랑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에서 남을 결코 비판하지 않고 자기의 잣대로 몰아세우지 않는 라다크인들을

보며 저자가 지은 시를 통해서 인생의 행복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진정한 행복은 환경이나 물질에 있지 않고

내 마음속에 있는 것이라는 것을...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 고마운 책이다.

 

사람을 생긴 그대로 사랑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이제야 조금은 알겠다.

평화는 상대방이 내 뜻대로 되어지길

바라는 마음을 그만둘 때이며

행복은 그러한 마음이 위로받을 때이며

기쁨은 비워진 두 마음이 부딪힐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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