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소식이 있어 걱정을 한가득 안고 출발한 친정집.
추워진 날씨덕에 예정보다 빨리 김장날짜를 잡은 엄마.
올해는 건강상의 이유로 친정엄마네 김장김치를 갖다 먹기로 했다.
해년마다 해남 절임배추30포기 주문해서 김장을 담궜는데..
12월이면 시아버지기일과 시어머니생신 친정엄마생신까지
늘 분주했는데 이런 한가로움이 익숙지않다.
친정엄마텃밭에서 자란 100포기를 족히 넘는
배추를 대하고보니 한숨이 절로 났다...
며칠전부터 혼자 배추와 씨름했을것을 생각하니
양념버무리는 일쯤이야 힘들다 할 수 없지싶다...
서둘러 출발해 9시에 시작한 일이 2시가 되서야 끝이 났다.
막 담은 김치랑 돌돌말아 먹던 돼지고기수육의 맛이란~
눈까지 내린 추운 날씨덕에 언니랑 내가 콧물이 흘러 난감해지자
보조를 자처한 엄마는 어릴적 이후로 첨으로 콧물을 닦아주셨다는...
몸은 고대도 함께여서 힘든지 모르게 끝이 났다.
팔순이 가깝도록 가족들 먹거리 챙기는 모습은 예전이나 크게 달라지신게 없다.
그런 엄마도 세월엔 별수없는지 담주, 무릎수술을 앞두고 있다.
오래도록 무릎통증을 호소하셨지만 자식들은 이제사 수술결정.
너무 늦게 수술을 받게하신거 같아 죄스런마음이 든다.
내 자식일이라면 열일 재껴두었을 것이다.
부모와 자식간의 입장이란게 바로 이런 차이가 있다.
본인 무릎아퍼도 자식들 김장하느라 아프다는 것조차 잊어비리신건지
하루종일 분주한 엄마를 보며 자식들을 위해 뭔가를 한다는 것이
엄마의 삶을 이어가게 하는 힘이 되시는건지 모르겠다.
그런 씩씩함으로 담주에 있을 무릎수술도 잘 이겨내시길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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