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약한 검불에도 향기가 있을 수 있느냐는 물음이 있어 이 글을 썼노라
말하는 이 책의 저자 정채봉.
1946년 전남의 승주에서 태어나 2001년 암투병 끝에
소년의 마음으로 동화 같은 시와 에세이를 남겼다.
이 책을 접하게 된 9월은 유난히 안팎으로 크고 작은 사건들이 생겨
마른 잎처럼 바스락 거리던 시기였다.
"기쁨은 첫 마음에서 나오는 것인데 반해 불평은 묵은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니 처음 둥지를 틀던 첫 마음으로 돌아가십시오"-p.38
삶이라는 항해를 하는 동안 좋은 날만 만나면 좋으나 천둥 치며
요동하는 날에는 처음 품었던 마음을 떠올리며 노 저어 가야 한다.
여름날 바다에 온 소녀들이 감나무 그늘에 않아 쉬며 떠들었다.
"너 생각해 보았니? 우리가 무엇 때문에 어른이 되어야 하는지.
시집가는 일도 신기할 것 같지 않고 말이야." 소녀들이 떠나자
감나무의 가장 큰 감이 중얼거렸다.
"우리는 누가 나를 따갈지, 누가 먹을지도 모르면서 자라고
익는데 왜들 저렇게 마음을 미리 내어서 고생을 하는지 몰라."- p.76
오늘 내가 나를 슬프게 한 일들
꽃밭을 그냥 지나쳐 왔네.
새소리에 무심히 응대하지 않았네.
밤하늘의 별들을 세어 보지 못했네.
목욕하면서 노래하지 않고 미운 사람을 생각했었네.
좋아 죽겠는데도 체면 때문에 환호하지 않았네.
곁에 계시는 하나님을 잊은 시간이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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