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인종소리에 인터폰을 눌러 확인하니 낯선 남자가 지방경찰청 강력계
형사라며 신분증을
이게 바로 말로만 듣던 그 보이스피싱 아니 사기인가 싶어 순간 놀란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일단 이름과 연락처 소속을 묻고 무슨 일로 그러냐고 계속
물어도 내일단 본인에게 연락하라고 전해
주겠다 하고 바로 남편에게 전화 걸어 사건 처리를 놓고
의견을 나누었다.
다행히 이름과 전화번호를 알아났기에자세히 알아보고 신고여부를
결정짓기로 했다. 알려준 연락처로 전화했더니 본인이 맞다고...
오늘 방문 이유를 설명했으나 그때까지도 의심은 좀체 사그라지지 않았다.
대낮 혼자 있는 집을 대상으로 한 범행이라는 생각을 지을 수 없어 112에
신고전화를 걸기로 했다. 난생처음 112에 신고를 하게 된 터인지라
그때까지도 내 가슴은 콩닥거렸다. 전화기를 내려놓고 20여분 지났을까...
가까운 지구대소속의 경찰관 두 분이 방문, 사건의 경위를 설명해주신 후에야
놀란 마음이 진정되었다.
예전에 살던 아파트에서 2004년 여대생살인사건이 미제로 남아있었는데
그때 당시 아파트거주민들을 대상으로 협조공문을 보내는 거였고 내가
의심한 사기꾼은 그 사건 담당형사였다나...
피해자가족들에게 얼마나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한참이 걸렸다.
우리 사회는 보이스피싱이나 진짜를 사칭하는 수많은 가짜들로 인해진짜가
가짜로 의심받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언제부터 진짜가 진짜로 대접받기
힘든 세상이 되었을까.. 그래도 대낮 형사방문은 나 같은 평범한 소시민에게
적잖이 놀랄 수밖에 없는 사건으로 당황스럽기만 하다.
복지가 잘 된 나라일수록공권력과 사회시스템에 대한 신뢰감이 높다는데
내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은 아직도 추운 겨울을 지나는 듯하다.
고요한 일상 속에 살던 오늘이라는 시간, 3명의 경찰과 대면하고 112
신고를 해야 했던 해야 했던스펙터클한 하루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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