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새로운 시작을 위한 쉼.

잎새's 2012. 9. 24. 13:11

 

 

 

 

 

누구보다 바쁜나날을 보내고 계시는 우리집 남자...

남들은 주5일 근무라고 일주일의 두어번 정도는 쉼을 얻지만

어차피 해야할 자신의 일을 두고 집에서 쉴 수 없다나...

완벽한 B형에 가까운 그와 사는 동안 모난 내 성격도 다듬어지는 세월이 흘렀다

10여년을 몸담은 회사를 그만두고 자신만의 길을 걷겠노라

선언하며 회사에 사표을 던졌다. 첨엔 그런 남편의 태도가 이해 되지 않았지만

새벽에 잠을 설치는 모습에 쉽지 않은 선택을 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안정적인 회사원에서 온전히 자신의 능력으로 이끌어 나가야하는 상황이 쉽지 않을것이다.

주일예배를 드린후 간편한 등산복으로 갈아입고 배낭에 자두4개와 얼음물을 챙겼다.

잦은 음주와 업무로  피로누적을 호소한 남편을 거의 끌다시피 무등산을 찾았다무엇보다

호젓하게 둘이서 이야기하며 산책하다보면 그간의 마음고생을 날려 보낼 수 있을것 같다.

가을하늘은 더없이 푸르고 깊으며 온몸으로 느껴지는 선선한 가을바람은 산행하기에 더 없이 좋은날씨였다.

오후3시경에 찾은 무등산, 이미 산행을 마친 사람들이 하산중이였다. 

바람재에서 내려다면 치열하게 살던 도시풍경은 마치 장난감같다.

가을이 깊어지면 바람재의 애기단풍잎들이 울긋불긋 어여쁜 얼굴을 내밀것이다.

그곳에서 90세 할아버지를 만났는데 그 연세에도 날마다 산에 운동을 하신다고 하셨다. 

흰머리를 곱게 빗어 넘기고 손수 만드셨다는 양산에 검은 썬글라스까지...

마치 도인같은 포스에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 하다는 것을 증명하신듯

억새가 장관일 때 아이들과 다시 찾기로 하고 가을산을 내려왔다.

새로운 시작을 앞둔 남편앞에 크고 작은 걸림돌이 생길것이다.

그럴때마다 지금처럼 남편의 손을 붙잡고 무등산을 찾을 것이다.

자연과 함께 나란히 걷는 것이야 말로 어떤 위로의 말보다 큰 힘을 지닌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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