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구름 논쟁
주말 풍경이라기에 한산하다 싶은 도로상황.
알고보니 오늘부터 사흘간 연휴가 시작되어 그런가보다.
가을비 잠깐 내린 후로는 한결 선선해지고 하늘색도 더 짙어지고 있다.
새털구름인지 양털구름인지 모를 예쁜 구름이 코발트색 배경의 가을 하늘을 곱게 수놓고 있어
찰나의 기쁨을 누려본다.
운전하던 남편은 저런 구름이 깔리면 다음날은 비가 온다나 모라나...
마른하늘에 날벼락같은 소리라고 핀잔을 주었으나 진짜 그런가 싶어 검색해보니 진짜 그랬다.
그렇게 때아닌 구름 논쟁은 시시하게 끝나버렸다.
그렇잖아도 오빠라며 으스대는 어깨가 더 한껏 올라간다.
그나저나 '저런 예쁜 구름이 비를 몰고 올 줄이야'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라는 어린 왕자의 말이 맞나 보다.
미국댁과 데서방
어제는 미국에 사는 이모의 딸, 사촌 동생이 결혼식을 올리고 처음 한국식 구들을
만나기 위해 찾았다.
이모로 말할 것 같으면 큰 언니처럼 살뜰히 우리 세 자매를 챙기던 엄마의 피부 치였다..
어린 나이에 할머니를 여읜 삼촌과 이모에게 큰 딸인 울엄마는 엄마나 진배 없는
존재였다.
그런 하나뿐인 여동생이 미국으로 이민을 간지 30년이 지났으니 또 얼마나 애틋할까...
코로나로 결혼식에 가보지 못해 아쉬움이 컸던 차에 새신랑과 함께 신혼여행으로
한 달 정도 한국과 대만 등 몇 나라를 더 여행할 예정이다.
시차 적응도 쉽게 했고 새신랑이 한정식도 잘 먹는 걸 보니 다행이다 싶다.
새신랑 이름은 데이빗인데 큰 언니가 웃으며 “데서방”이라 부르니 모두 실소를 머금었다.
데서방의 부모님은 유학 간 곳에서 만나 결혼 후 그곳에서 데서방을 낳았다.
그래서인지 동생과는 달리 한국말도 서툴고 문화도 낯설어했다.
새로운 가족들과 대면이 쉽지 않았을 텐데 내내 선한 미소를 보여주니 그만하면 합격^^
삼촌은 바쁜 우리를 자매들 대신 담양 투어를 맡아서 해주셨는데 동생 부부는
죽녹원과 소쇄원과 같은 한국적인 곳이 인상적이었다니
미국 시민권자로 수십년 지냈지만 한국인의 정서는 어쩔 수 없나 보다.
미국 시간으로 새벽 5시, 이모를 깨워 영상통화를 끝으로 동생 부부를 보내주었다.
오랜 시간이 흐른다 한들 멀리 떨어져 있다 한들 가족이라 이름하는 이들은
늘 애틋하고 그리운 존재들인가보다.
미국 사는 이모의 미모가 한결같이 동안이길...
멀리 있는 동생과 만나는 날까지 나의 엄마도 무탈하여 늘 안녕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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