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가을볕이 찬란하다.

잎새's 2016. 8. 30. 18:22



 

 

선선하다 못해 쌀랑한 가을바람덕에

오늘은 부산한 하루를 보냈다.

딸아이가 기숙사로 가는 날이기도 하다.

 

 

주인 잃은 여름 이불이 침대에 덩그머니 놓여있다.

딸방과 안방에 있는 여름이불을 세탁기에 돌린다.

조금 있음 여름옷들도 정리해야 할 정도로

기온이 내려간듯하다.

시끄러이 울던 매미 녀석들이 사라진

자리를 가을 풀벌레 녀석들이 채운다.

놀라운 계절의 변화 앞에

오직 인간만이 놀라고 있는 형국이다.

덥다고 어서 가을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그 마음 어디 가고

일거리를 생각하니 머리가 무거운~

 

 

청명한 가을하늘 뒤로 찬란한 가을햇살이

어느 농부의 들녘을 물들이고

내 작은 베란다에 심긴 식물도 물들여놓고 간 오후.

이 찬란하고 어여쁜 가을이 당도하였으니,

덥다고, 피곤하다고  핑곗거리만 늘어놓고 미뤄 둔 일,

하나씩 하나씩 해결해야 함을...

그리하여 여름 내내 사랑받던 아이스아메리카노와도 작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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