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one day at a time
잎새's
2014. 3. 10. 13:29
이른 봄의 시/천양희
눈이 내리다 멈춘 곳에새들도 둥지를 고른다나뭇가지 사이로 햇빛이웃으며 걸어오고 있다바람은 빠르게 오솔길을 깨우고메아리는 능선을 짧게 찢는다한 씩 생각은 돋아나고계곡은 안개를 길어 올린다바윗등에 기댄 팽팽한 마음이여몸보다 먼저 산정에 올랐구나이직도 덜 핀 꽃망울이 있어서사람들은 서둘러 나를 앞지른다아무도 늦은 저녁 기억하지 않으리라그리움은 두런두런 일어서고산 아랫마을 지붕이 붉다누가, 지금 찬란한 소문을 퍼뜨린 것일까온 동네 골목길이수줍은 듯 까르르까르르 웃고 있다
1년전, 가을의 시계추에 멈춰버린 나의 공간이 너무 안쓰러워 천양희 시인의시 한편 살포시 올려 놓는다.
휴일에 남편과 함께 오른 뒷산의 풍경을마치 눈으로 보고 그린것마냥 그려진 시.
시인의 감성이란 바로 그런게지.
겨우내 언 땅위에 수줍은듯히 올라온 작은 생명체들.
그렇게 따스한 봄이 곁에 와선 수줍게 까르르 웃고 있었다.
조금 더 있으면 화사한 봄꽃들이 여기저기 피어나겠지...
춥고 힘들어도 견디어 볼만한 아름다운 세상인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