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12월 이야기

잎새's 2016. 12. 7. 17:56

 

 

 

배추농사가 잦은 비로 흉작이라 작년만 못하다는

해남에 사시는 숙모님의 절임배추가 도착해서 보니 배추 간이 짜다 싶어

물에 담갔다가 다시 건져서 하다 보니 일이 두배로 많아졌다.

올해는 30 포기 정도해남 절임 배추를 신청했다.

해년마다 친정엄마와 언니의 품앗이로 김장김치를 담근다.

 

친정엄마가  딸네집서 일 년에 딱 한 번주 무시고 가시는 날이기도 하다.

예전 방식에 비한다면야 누워 떡먹기라는 엄마의 표현이 맞다.

따뜻한 방에서 그것도 절임배추가 문 앞까지 배달이 되는 세상이니 왜 안 그러겠나.

맛있어 보이는 삼겹살 두 덩이를 된장 물에 삶아 갖담은 김장배추에 싸 먹는 맛은

김장철에만 맛볼 수 있는 특권이다.

여기저기 이웃들과 나눠먹다 보니 김치냉장고를 꽉 채우지 못했지만

마음만큼은 부자가 된듯하다.

 

시어머니의 무릎 수술이 예정된 대로 잘 끝났다.

다른 쪽 무릎은 일주일 뒤에 수술일정이 잡혀 있으나

수술 경과도 좋고 어머니의 재활의 지도 활활 타오르니

1차 고비는 넘긴 셈이다.

입원했을 당시만 해도 간병인 있는 병실이

나질 않아 걱정했으나 우여곡절 끝에 무사히 마쳤다.

쓸데없이 걱정인형을 안고 있었다는 생각을 해본다.

 

많은 일이 있었던 올 한 해,

돌아보면 올 한 해도 개별적인 삶을 살아가는 개인으로서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누구나 겪었을 분노와 좌절감을 겪었던 한 해다.

권력을 쥐락펴락 하던 자들은 가을 낙엽처럼 바닥에

나뒹굴고 그들 중 누구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 슬픈 현실.

소시민들은 열심히 오늘을 살아간다.

"살아있는 한 희망은 있다"는 키케로의 말을 떠올리며

그렇게 서로 위로하며...

촛불을 밝히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