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수의"웃는마음"을 읽고
"책은 도끼다"라는 책에서 소개되어 알게 된 이철수라는 판화가.
그의 이력은 참 다채롭다. 1980년대 민중판화가로 널리 알려지기도
했으나 돌연 1987년 충북 제천 박달재 아래 산골마을로 귀농하여
논과 밭을 일구는 농부가 되어 자연에 대한 삶의 성찰과 인간관계등
을 주제로 나무에 삶을 새기는 판화가로 변모한다.
이 책은 작가 박원식이 2년의 기간 동안 이철수판화가와 만나며 나눈
인터뷰형식의 글이다 "산벚나무, 꽃피었는데"라는 판화집이 절판되었고
몇 달 전 시립미술관에서 전시되었던 판화전 조차 놓친 차라 그의 판화작품과
글을 만나게 되어 반가웠다.
그가 직접 그린 그림과 짧은 엽서식 글들을 묶어 "당신이 있어 고맙습니다"
"가만가만 사랑해야지 이 작은 것들"같은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소박한 그의 성품과 자연과 인간에 대한 겸손한 삶의 자세가 묻어 나온
글들은 자꾸만 더 많이 자신의 것을 채우려 하는 내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 것도 무리가 아닌것 같다.
타성에 젖어 안주하는 삶보다 살아 있어 생동하는 진짜삶.
'일일호시일'(日日好是日:순간순간이 절정이고 완성)의 삶을 살아갈것을 당부한다.
삶의 무게에 지친 현대인에게 잔잔하나 그 다운 방식으로
삶에 관한 사유를 뚝, 던져놓고 마음으로 웃는 웃음을 선사한 것!
월든의 소로에 따르면 '대부분의 신간을 혼자 지내는 것이 심신에 좋다'는 것이며
고독이라는 벗을 깊이 사귀는 일이 잘 사는 삶이다.
사마천은 '유이립'(柔而立) 즉 '부드럽되 꿋꿋해라'라는 뉴스를 전해주었다 -p.17
<속없는 것!>
개똥 같은 시대에도 꽃이 핀다.
속도 없는 것!
산 것들 꽃처럼 아름답고, 꽃처럼 행복하고,
꽃처럼 속없이 살아가기를...
<풍경>
눈가고 바람이 왔다.
늘 그렇듯, 풍경에는 눈이 쌓이지 않는다.
풍경은 옛일 기억하지 않는다.
늘 이 순간을 살지, 거친 바람 마다하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