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며

엄마가 사랑해

잎새's 2011. 3. 23. 22:51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먹먹하게도 하는 책이 있을 수 있나 보다.

매년 2천 명의 이쁜 아이들이 그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얼굴색도 다르고

전혀 생소한 환경에 내몰려야 한다니...

이 책의 주인공 '웅'이는 우리나라가 먹고살기 힘든 6,70년대였기에

어쩔 수 없다는 핑계를 된다 쳐도 OECD회원국이며 높은 국민소득에도

불구하고 매년 그 많은 아이들은 태어난 조국으로부터 버림을 받어야 하는지...

 

도리스 클링엔베르그 씨는 5년간의 기다림에도 둘째가 생기지 않자

스위스인으로 한국에서 웅이를 입양하며 쓴 2년간의 기록이다. 

둥그런 얼굴에 까만 눈을 지닌 귀여운 5살 남자아이라고 기대했지만

영양결핍으로  자기 나이에 비해 두세 살 어린아이처럼 작고 두려움으로 가득 찬 아이.

새벽 두세시즘엔 어김없이 떠나는 '고통의 섬나들이'(대소변을 누기도 하고 입고 있던

옷을 다 벗어던지며 칭얼거림)를 가곤 한다.

1년간의 적응기를 잘 보내지만 웅이는 마음의 상처를 받으면

'비탄의 구석'을 만들어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다.

그 어린 마음에도 자신을 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얼마나 컸을지...

 

그런 웅이가 가족들 의의 특별한 사랑으로 똑똑하고 밝게 자라지만

자신의 정체성과 인종차별의 벽 앞에 사춘기와 청년기를 방황하게 하고

 쌍둥이 아이를 가진 스위스인 여자를 만나 자신의 아들을 낳으면서

비로소 안정을 찾고 자신의 나라인 '한국'을 가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한다.

 

"내 개인적인 경험은 논외로 하고 나는 종종 해외 입양에 대해 생각해 본다.

아이를 외국으로 보내는 것이 진정으로 옳은 일인가? 국가 정책적인 시각으로

문제를 한번 생각해보면 좋겠다. 아이들은 한 국가의 큰 자산이 아닌가?

그들은 한 나라의 미래이고,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인 잠재력을 무궁무진하게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 국가의 보물들에게 잠재되어 있는 능력이 얼마나 큰지 가늠해보지도 않은 채 외국으로 보내고 있다.

그들 가운데 나중에 노벨상 수상자나 유명한 예술가가 나오지 말라는 법이 있겠는가?

무엇보다도 그들은 국가의 경제를 지켜주고, 함께 키워나가고, 성장시킬 수 있는 인적 자원이다.

외국으로 아이를 입양시키는 배경에는 빈곤, 인구 과다, 모국에서 충분한 보살핌을 받을 수 없는

불가피한 상황과 같은 중요한 이유가 있다.

 

그러나 그런 세 가지 이유는 그 국가와 국민들에 의해 바뀔 수 있다.

모든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살 권리를 갖고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자기가 태어난 나라에서

그런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251p)

 매년 2천여 명의 수많은 입양아를 생각한다면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을

또 다른 '웅'이로 만들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