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새해인사

잎새's 2012. 12. 27. 16:09

 

 

 

 

 

 

 

며칠 전 남편이 크리스마스케이크이라며 사들고 온 블루베리케이크.

생크림이나 고구마케이크와는 또 다른 기품이 있는 맛이다.

새콤달콤, 버릴 데 없이 깨끗이 먹어치운 친환경케이크...

아이들이 청소년이다 보니 달라진 크리스마스풍경 중에

산타할아버지가 아닌 산타아빠는 맛난 저녁이나 영화 같은

현실적인 선물을 한다.

 

내 유년의 성탄풍경과 사뭇 다른 성탄절풍경.

몇 주 전부터 성극이나 연대 시를 준비하던 설렘이 존재했던 그 시절.

더 이상 조금은 분주하고 성대한 성탄행사는 찾아볼 수 없다.

유치부아이들의 귀여운 찬양과 율동은 여전하지만

몇 주 전부터 준비하던 예전의 풍경과는 많이 달라진 점이다.

 

이번에 우리 아이들도 중고등부에서 준비한 합창곡 한곡이 전부.

교회를 다니지 않던 남편이 일 년에 꼭 한번 교회에 오던 날이었지만

이젠 굳이 따라나서지 않는 남편을 뭐라 할 수 없는 시절이 된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변해가는 것들이 때론 향수처럼 그리워지기도 한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주한 삶을

강요하는 회색괴물들이 존재하고 있는 것 같은

바쁜 일상을 뒤돌아 보게 하는 연말연시다.

지금이 아니면 어색할 수 있는..

고마움과 감사를 표시할 수 있는 시간이

아직은 남아있으니 다행이다.

맛난 블루베리케이크를 같이 먹고픈 블친님들,

복된 새해 되세요~

 

 

장님에게 무지개의 고운 빛깔이 보이지 않고 귀머거리에게 아름다운 새의 노랫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과 같지. 하나 슬프게도 이 세상에는 쿵쿵 뛰고 있는데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눈멀고 귀먹은 가슴들이 수두룩히단다

                        -호라박사와 모모의 대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