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빨간머리앤

잎새's 2016. 8. 24. 17:18

 

 

일주일에서 딱 하루 살아낸 지금

혹시나 나태의 핑곗거리가 생겨줄까 봐

온몸의 아픈 곳은 없는지

요리조리 자꾸 살펴보게 돼요.

이렇게 한숨만 쉬고 있는 사람들에게

빨간 머리 앤이 얘기합니다.

'다시 오지 않을 오늘 같은 날

살아 있다는 사실이 너무 행복하다고.'

머리가 아찔할 정도로

마음을 찌르는 앤의 이야기

              -책 속의 한 줄에서-

 

 

 

어릴 적 tv에서 처음 앤을 만나던 날,

주근깨에 삐쩍 마른 빨간 머리 앤..

어딜 가나 그 아이를 밝게 비추는 환하고

밝은 에너지에 이끌리듯 앤의 팬이 되었다.

 

매슈아저씨의 마차를 타고

초록색지붕을 처음 만나던 날,

분홍색 벚꽃잎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흩날리는 장면,

만화였지만 오래도록

명화의 한 장면처럼 각인되었다. 

 

오랜 세월 잊고 있었는데

카톡으로 날아온 이 메시지가

잠시나마 어릴 적 빨간 머리 앤을 떠올리게 했다.

1908년 캐나다 루시모드 몽고메리에 의해

세상에 나왔고 내가 본 애니메이션은

1979년 다카하타 이사오감독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동화책으로 만난 것은 아주 오래전,

시공사에서 나온 4권을 포함

동서문화사에서 <그린게이블즈 빨강머리 앤>10권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정말로 행복한 나날이란

멋지고 놀라운 일이 일어나는 날이 아니라

진주알들이 하나하나 한 줄로 꿰어지듯, 소박하고

자잘한 기억들이 조용히 이어지는 날들인 것 같아요.

 

비웃어야 될 것은 비웃고 웃어넘기지 않아야 할 것은

웃어넘기지 않는다면 지혜와 이해를 갖춘 셈이 되겠지

 

우리가 볼 눈과 사랑할 가슴과

그러모을 손만 가졌다면

세상에는 많은 것이 있다.

남자나 여자에게, 또는 미술이나 문학에 있어서나

어디서나 기뻐하고 감사할 것들이 널려있다,  -빨간 머리 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