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수요일, 특별한 외출
봄을 재촉하는 봄비가 내린 수요일 저녁.
이웃에 사는 3명의 여인들과 오랜만에 문화예술회관을 찾았다.
누구라 말할것 없이 일상에서 탈출을 꿈꾸는 여인네들에겐 공통의 분모가 있었으니
'오늘 이 시간만큼은 집에 두고온 새끼들과낭군 집안일도 잊고 공연에 흠뻑
빠져버리겠노라'와같은 생각들로^^
비가 오는 평일 저녁시간인데도 공연장은 가족단위의 관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웠는데
지척에 좋은 공연장을 두고도 일년에 한 번도 찾지 못한 우리들 모습은 영락없는 주부의 모습.
자주 가족들과 찾아와야겠다는 생각을 잠시 하게했다.
이 번 공연은 남 경주씨가 그동안 출연했던 뮤지컬 중에 하이라이트만을 엮은 갈라쇼 형식의 콘서트.
10명 남짓의 단원들과 게스트로 최정원씨가 알라딘의 주제곡과 유명한 샹송가수
에디트피아프의 일생을 그린작품 "Hymne al'amour"를 불렀다.
이 곡은 실제 자신의 애인 프로복서와의 감동실화로 자신을 보러오다 비행기 사고로
죽은 애인을 위한 곡이기도...
인생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그녀에게 큰 아픔이 있었다는것에과 그 아픔을
예술로 승화할 수 있었던 그녀는 진정 아름다운 가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2부마지막을 장식한 "맘마미아"는 독일의 유명한 그룹 ABBA의 주옥같은 곡으로
그곳에 모인 관객 모두를 그녀의 팬으로 만들었다.
남경주씨의 맨 오브 라만차 "Impossible Dream"은 세르반테스의 풍자소설
'돈키호테'중 지하감옥에서 신성모독죄로 감옥에서 부른 노래.
일전에 가사가 너무 좋아 수첩에 적어 두었다.
이룰수 없는 꿈을 꾸고, 맺을 수 없는 사랑을 하고 견딜 수 없는 슬픔을 견디고
아무리 희망이 없어 보여도, 아무리 길이 멀어도,
정의를 위해 싸우면 이 영광의 여정에 충실해야 나 죽을 때 평화로우리...
그리고 이것 때문에 세상은 더 좋아지리.
처음엔 조용히 앉아있던 사람들이 마지막부분에서는 모두 일어서서
박수치며 안되는 몸도 흔들며 공연을 즐길 수 있었던 시간이였다.
남경주씨의 굵은 중저음의 보이스와 최정원씨의 호소력짙은 매력적인 목소리는
두고두고 잊지못할 기억들을 선사한 셈.
두시간의 공연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
아쉬움을 뒤로하고 즐거운 여인네들의 특별한 외출이 끝이 났다.
소중한 티켓을 공수한 내 착한 이웃에게 쌩유!
그런데 비오는 수요일엔 빠알간 장미를 주는 이가 없어 아쉬웠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