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마늘수확
"어머니, 이번이 진짜 마지막 농사 맞죠?
마지막이라는 말에 고장 난 허리를 며칠 물리치료와 운동을 병행한 노력 끝에
그럭저럭 움직일 만 해져서 남편과 아들, 남편의 후배들과 함께 마늘 수확하는 일을 돕기로...
6월, 한낮의 땡볕아래 허리를 펼 수 없는 작업을 해야 하기로 시골서 자란
내게도 지금에서야 하는 말이지만 공포, 그 자체였다.
그늘 한점 없는 밭뚝에서 더위와 흙먼지, 허리의 통증과 싸워야만 하는 일은 수년을 해왔음에도
쉬운 일이 아니다. 남편의 고향이자 어머님이 사시는 해남.
고령화가 된 농촌은 나이 드신 분들만이 고향을 지키며
농사를 짓농번기에 일손 구하기가 쉽지 않다.
결국 남편의 지인들(4명)을 우여곡절 끝에 데리고 갔다.
도시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이 밭일이란 것을 해본 적도 없이 그저
형님일을 돕기로 무작정 따라온 고마운 사람들이다.
힘든 내색 없이 마늘을 자르고 크기별로 선별해서 담아 나르는 일까지...
아침 7시에 시작한 일이 오후 4시가 되어서야 마무리가 지어졌다.
마늘을 선별해서 담아 저장창고에 나르고 밭에 있는 비닐들을 수거하는 일까지...
허리 펼 겨를 없이 일하다 보니 이틀 동안 안 쑤신 데가 없다.
남자 셋을 그렇다 쳐도 같이 간 나보다 서너 살 아래 후배 와이프는 얼마나 힘들었는지
하루동안 누워있었다는 후문이 들리기도...
이렇게 40 평생 밭일을 해오신 어머니의 마지막 마늘 농사가 여러사람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그들의 고마움을 맛있는 저녁식사 한 끼로 대신했다.
말로는 일당보다 비싼 밥값이라 했지만 어디 그 값을 일당과 비 할 수 있을까.
어머니가 수고했다며 싸주신 마늘과 양파를 먹으며 어떤 생각을 할지...
모르긴 해도 먹을 때마다 두고두고 생각나지 않을까 싶다.
이로써 올해의 눈물의 마늘 수확도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