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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속에 갇히다.
잎새's
2016. 1. 24. 16:03
며칠째 강추위가 이어지더니 엊저녁부터 쉼없이 눈이 내린다.
바닷물까지 얼려버린 기록적인 한파소식이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가족끼리 집에 있어본게 언제였던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하다.
쉬는날이면 끼니때는 왜 이리 빨리 돌아오는지...
작년가을, 친정엄마가 텃밭에서 길러 보내주신 늙은호박을
이리저리 굴리다 급기야 한개는 썩어 버리고(엄마가 아신다면 크게 혼내셨을 일^^;)
남은 호박으로 호박죽을 쑤기로 했다.
오랫만의 휴식으로 쇼파와 한몸을 이룬 한분의 도움으로 껍질을 벗기고
썰어 주어 한결 수월하게 죽을 쑤었다.
뭉근히 호박을 삶아지면 동지때 삶아 두었던 팥을 꺼내 한동안 같이 끓이다.
물을 적당이 뿌려가며 밀가루 반죽을 넣는다.
마지막으로 설탕과 소금으로 간을 하면끝~
지금처럼 눈이 내리고 추운 겨울날,
단호박만 넣고 노랗게 끓인 호박죽도 맛나지만
팥과 밀가루 반죽이 들어간 늙은 호박죽도 그맛이 일품이다.
시누님이 담가주신 동치미와 김장김치를 곁들이니 일손을 보태어
그런지 한그릇을 뚝딱 비운다.
베란다 창밖으로 함박눈이 계속 내려 온 세상이 새 하얀이불에 덮여
어디가 길인지조차 구분 안될만큼 눈이 내려 갇혀지낸 휴일,
오랫만에 함께 모여 좋았던 휴일이 그렇게 지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