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사람
"친구야, 생일 축하한다.
미역국은 먹고.."라는 카톡메세지의 답,
"아무도 모르고 다들 나섰슴..."
평소, 자상한 남편과 네명의 아들들.
엄마를 끔찍하게 위하는 그녀의 가족들인지라
당연히 챙겨 받았을거란 물음에 대한 답을
기대한 나조차 잠시 당혹스러웠다.
한참을 고민끝에 요즘 대세인
스마트폰의 이모티콘을 날려 주었다.
카페안에서 하루종일 시름하는
그녀를 위한 수분크림하나 이쁘게 선물포장하며
'가족만 알고 살았던 지난날이였다면
우리4명 모두 조금은 힘들었겠구나...'
이 선물을 받고 코스모스처럼 환하게 웃을
친구의 얼굴이 떠올려진다.
오늘 생일을 맞은 내 친구는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줄 즐 아는 고요한 아름다움을 지녔다. 그런 그녀가 내 친구임이 자랑스럽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 / 정호승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빡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이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안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흐르는곡은 고서이의 "The way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