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꽃놀이

잎새's 2017. 4. 25. 17:12

 

 

 

 

 

직장생활하는 두 언니들과 친정엄마까지...

가까운 비엔날레공원을 찾았다.

휴일이라 그런지 공원을 찾는 가족단위의

사람들과 연인들의 꽃놀이로 북적였다.

그림그리기대회가 열려 아이들과 엄마들이 옹기종기

모여 열심이 그림을 그리는 모습도 꽃처럼 이쁘다^^

이런 아이들이 북적이는 행사에 빠짐없는 것이 있으니

아이 찾는 안내방송이다.

 

 

뛰노는 아이들과 철쭉꽃이 아찔한 풍경을 만들어 낸다.

이 모습을 지켜보며 한가로이 아이스아메리카노를

홀짝이는데 큰언니가 말을 잇는다.

"어제 잠을 2시간이나 잤을까...통 잠이 안온다.  요며칠 미칠지경이다.

아무래도 갱년기시작인거 같어"

어째 눈이 충혈되고 푸석하니 얼굴색도 좋지않다 했더니만

갱년기때문이라는 언니말은 충격이고 놀라기에 충분했다.

올해로 52인 언니는 두 아이를 잘 키우고

작년에 큰 딸을 결혼시키고 조금은

모든면에 여유를 찾는 나이가 되었다.

그런 언니에게 반갑지 않는 친구가 찾아 온것이다.

갱년기는 중년의 여인들이라면 누구나 겪게 되는 시기이나

막상 본인의 일이 되고보면 심리적으로 육체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그런 언니를 위해 몸에좋은 건강보조제와

석류같은게 좋다고 형부가 살뜰이

챙기지만 주말부부인지라 한계가 있는듯하다.

 

 

'언니, 갱년기에 햇볕이상 좋은게 없다네..

의사말이 비타민D는 천연수면유도제래.

 면역력도 키우고 혈압도 낮춰준다는데...

하루에 한 두시간이라도

꼭 걷기하면서 햇볕을 쐬어 봐.

너무 건강해져 못 알아보면 어떻하지...'

호들갑스레 던진 내 말을 무심히 듣던

언니의 입가에 왠지 모를 외로움이 묻어 있다.

늘 곁에서 건강하게 나이먹을거 같던 세자매들.

 

 

문득 엄마는 어떻게 그런시간을 보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는 사는일이 힘들고 바뻐

힘든지도 모르게 갱년기를 보냈다라며

오히려 큰 딸을 걱정하신다.

엄마라고 왜 안 힘들었까...

네 자식들 홀로 키우느라

자신을 돌볼 시간 조차 허락되지 않았던것 아닐까...

중년이 된 세자매와 칠순을 훨씬 넘긴 늙은 엄마의 꽃잔치.

이 보다 더 붉을 수 없게 물든 철쭉꽃을 그렇게 한참동안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