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사랑이었네/한비야
-세상의 모든 이들을 위한 응원가-
2010 .4 .22
그건 사랑이었네/한비야
2009년 가을은, 한비야 라는 여인이 있어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에서 사무엘 울만의 <청춘>이라는 시가 기억에 남는다.
“청춘이란 인생의 어느 기간이 아니라 마음가짐을 말한다. 장밋빛 볼, 붉은 입술, 나긋나긋한 무릎이 아니라 씩씩한 의지, 풍부한 상상력, 불타오르는 정열을 가리킨다. 20대라도 인간은 늙지만, 머리를 높이 치켜들고 희망의 물결을 붙잡는 한, 80세라도 인간은 청춘으로 남는다.”라는 말을 인용하며 많은 이들에게 용기를 주었다.
그런 도전정신 때문인지 마흔살, 중국어학연수를 행동으로 옮기며 쓴 책이 <중국견문록>이다. 한 송이 국화를 보면서 “저 국화는 묵묵히 때를 기다릴 줄 아는구나. 그리고 자기 차례가 왔을 때는 저렇게 아름답게 필줄 아는구나. 가을에 피는 국화는 첫 봄의 상징으로 사랑받는 개나리를 시샘하지 않는다. 한 여름의 붉은 장미보다 늦게 핀다고 한탄하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내공을 쌓고 있을 뿐, 드디어 자기 차례가 돌아오면 우아하고 향기로운 자태를 마음껏 뽐낼 줄 아는 꽃이다”라는 글이 마음에 와 닿았다.
<그건, 사랑이었네>는 국제 구호단체, 월드비전에서 긴급구호팀장으로 보낸 치열한 9년의 시간들을 곁에서 이야기 하듯 풀어내 인간미 넘치는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 160센티의 작은 외모 어디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전쟁과 재난현장을 누비는 용기가 나 올 수 있었는지... 산을 좋아해서 해외출장을 다녀온 직후라도 바로 배낭을 메고 가까운 산을 찾는다고 한다. “조증환자”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긍정적인 사고는, 타고난 성품이기도 하겠지만 매사에 감사하고 자신을 위해 기도해주는 이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는 그녀다운 방식인 것 같다. 오십을 바라보는 나이,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고 열정을 다한 구호팀장으로서의 자리를 내려놓고 국제구호관련 석사과정을 위해 미국으로 떠나는 그녀. 120살까지의 계획을 이미 설계한 사람이여선지 시작하는 일 만큼, 떠나는 일에도 두려움이 없는 것 같다.
어느 대학생이 여자의 몸으로 힘든 현장에서 일하는 이유를 묻자, “이 일이 내 가슴을 뛰게 하기 때문이다.”라고 대답했다. 내 가슴을 뛰게한 작가의 책들. 단지 지식과 유용한 정보를 전달하는데 그치지 않고, 삶의 작은 변화를 이끌어내는 영향력이 그녀에게 있는 것 같다. 2009년 이화여대생들이 뽑은 가장 닮고 싶은 여성 2위,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톱10안에 들었다는 것을 보면 나만의 생각이 아님을 알 수 있다.
2010년 봄, 나에게도 작은 변화가 생겼다. 건강을 생각해서 꾸준히 걷기, 새로운 시작 앞에서 두려워하지 않고 시도하기, 한 달에 3권씩 책 읽기, 세계 시민으로서 시각으로 관심 갖기... 많은 사람들이 성공이라는 삶을 위해 열심히 살아간다. 나 또한 자녀들 앞에 부끄럽지 않을 삶을 위해 살아간다.
작가는 미국의 사상가 랄프 왈도 에머슨의 <성공>을 인용하며 자신이 생각하는 성공을 정의 했다. “무엇이든 자신이 태어나 전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을 만들어놓고 가는 것. 당신이 이곳에 살다 간 덕분에 단 한사람의 삶이라도 더 풍요로워지는 것 이것이 바로 성공이다.” 내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현실과 괴리가 있기에 더 빛이 나는 생각이 아닐까싶다. 그와 같은 세상을 꿈꾸는 이들이 많이 생겨나서 나만 생각하기보다 다른 이들에 대하여서도 따스한 시선을 갖게 되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