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구름 가득한 봄날의 단상

잎새's 2016. 4. 21. 15:04

 

 

 

 

 

 

 

구름 가득한 저녁하늘이

내일은 비가 올 거란 것을 일러주더니만

아침나절 내내 봄비가 내린다.

이 비소식은 수학여행간 아들 녀석에게 썩 좋은 기억은 아닐 거란 생각이 든다.

그러거나 말거나 저야 친구들과 함께 떠난 여행이니

무얼해도 신이 날 것이고 어딜 가도 좋지 않은 곳이 있겠나 싶다^^

두 녀석이 없는 집이란, 참으로 텅 빈 듯 고요하기가 적막하기까지 하다.

이런 날이 언제고 올 것이련만 아직 준비가 안되고 보니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기야 망정이지... 뭐 뉴스에만 나오는 빈집증후군이란

말이 왜 있는지 조금은 이해가 된다.

이 비가 내리고 나면 봄꽃들이 인사를 하겠다 싶어

은하수님 블로그에서 본 서정주 님의 시, 상리과원

이렇게나마 봄날이 가는 아쉬움을 달래 보려 함에

무슨 이유가 필요하겠나...

이런 흐린 날엔 거품 가득 달달한 카푸치노가 제격인데...

 

 

하여간 이 하나도 서러울 것이 없는 것들 옆에서

또 이것들을 서러워하는 마음 하나도 없는 곳에서

우리는 섣불리 우리 어린것들에게 설움 같은 걸 가르치지 말 일이다

저것들을 축복하는 때까치의 어느 것,

비비새의 어느 것,

벌나비의 어느 것,

또는 저것들의 꽃봉오리의 어느 것에 대해

우리가 항용 나직이 서로 주고받을 슬픔이란 것이 깃들이어 있단 말인가 

                                                  -서정주-